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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합수단 경제범죄 엄단하되 정치 논란 없게

입력
2022.05.20 04:30
27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그는 전날 취임 1호 지시로 경제범죄 전문수사조직인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2년 만에 부활시켰다.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그는 전날 취임 1호 지시로 경제범죄 전문수사조직인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2년 만에 부활시켰다. 뉴시스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던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18일 출범했다. 2020년 1월 돌연 해체된 지 2년 4개월 만의 부활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합수단을 서울남부지검에 전격 설치했다.

갈수록 지능화, 첨단화하는 경제범죄는 전문 수사조직에 의한 정밀한 수사가 아니면 대응조차 하기 어렵다. 사회에 만연한 투기와 한탕주의에 경각심을 울리기 위해서도 합수단 부활은 바람직하다. 이번 합수단은 검사와 한국거래소 국세청 금감원 등에서 파견된 전문 인력 48명으로 대규모로 구성된다. 그간의 공백을 끊고 수사 역량을 조속히 복원해 저승사자란 명성을 되찾기 바란다.

한 장관의 지적처럼 자본시장 범죄는 서민이 피해자인 만큼 합수단은 민생 차원의 접근이 무엇보다 요청된다. 최근 국제적으로 논란이 된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 폭락 사태를 ‘1호 사건’으로 수사하는 건 그런 점에서 적절하다. 전 세계를 속이며 글로벌 시장에까지 충격을 준 이 사건은 국내 피해자만 30만 명에 이른다고 하니 속도감 있게 처리하길 기대한다.

사실 2년 전 합수단 폐지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수사 중 내려진 조치였다.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은 정관유착, 직접수사 축소를 명분으로 삼았으나 진짜 의도는 권력비리 덮기란 의심이 많았다. 흐지부지된 두 사건에 대해 합수단이 의구심 해소 차원이라도 재수사에 나선다면 이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문제는 정권 초기 사정 태풍과 맞물려 야당의 반발, 정치보복 공방 역시 불가피한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부터 합수단 수사로 답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부활한 합수단이 성역 없이 수사해 사회적 강자를 엄단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다만 그에 못지않게 정치적 논란의 여지가 없게 수사하고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는 것 역시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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