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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한 러시아, 하루 전비만 4200억원... "올해 재정 적자 기록할 듯"

입력
2022.05.19 17:09
수정
2022.05.1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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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타임스, 러시아 재무부 자료 인용해
"러, 1~4월 국방비로 34조원 지출... 교육비 4배"
재정적자 우려에 국부펀드 동원 뜻 내비쳐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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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그간 쏟아 넣은 전쟁 비용이 1년 국방 예산의 절반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했던 재정 흑자에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고, 전쟁 장기화로 비용 상승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러시아 정부는 국부펀드(NWF)를 투입, 재정 건전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미봉책에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

러시아 독립 매체 모스크바타임스(MT)는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재무부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가 4월 한 달 동안 국방비로 6,280억 루블(약 12조6,860억 원)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동월 국방비 지출액인 2,750억 루블의 두 배 이상으로, 매일 210억 루블, 우리 돈 약 4,200억 원을 사용했다는 얘기다. MT는 또 “러시아는 국방비로 2월에 3,690억 루블을 사용했고 3월에는 4,500억 루블을 지출하는 등 매달 국방비 지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1~4월 국방비 지출액인 1조6,810억 루블은 같은 기간 교육예산의 4배, 보건의료예산의 2배, 환경보전 및 관리예산의 10배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날로 84일째를 맞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정부 재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4월 국방비 지출액은 이미 1년 국방예산(3조5,000억 루블)의 절반에 육박한다. 러시아 국방예산 규모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2.6%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년 GDP의 1% 이상을 올해 4개월 동안 소모한 셈이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추가로 투입되는 국방비 규모도 추산하기 어렵다.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이날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당초 올해 1조3,000억 루블 흑자를 예상했으나 전쟁 변수로 최소 1조6,000억 루블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재정적자에 대응하기 위해 NWF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석유 및 천연가스로부터 발생한 수입으로 NWF에 자금을 쌓아 놨던 만큼 일시적 타격쯤은 견뎌낼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이 역시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완화해 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4월 기준 NWF 자산 규모는 지난 2월 초에 비해 200억 달러 감소한 1,550억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계속된다면 NWF의 자산 규모가 더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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