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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경해진 러… "우크라 EU 가입도 안돼"

입력
2022.05.13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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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나토 가입 반대'에 더한 조치
러 외무 "EU 호전적 조직으로 변모"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 키이우=EPA 연합뉴스

지난달 8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 키이우=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은 물론 유럽연합(EU) 가입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토 가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지만, EU 가입은 묵인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보다 더 강경해진 것이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제1부대표는 영국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바뀌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3월 29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5차 평화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요구하면서도 EU 가입은 저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돌연 입장을 선회한 셈이다. 폴랸스키 부대표는 “당시에는 우리는 EU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호세프 보렐 EU 외교ㆍ안보 정책 고위 대표가 ‘이 전쟁(러시아와의 전쟁)을 전장에서의 승리로 끝내야 한다’고 발언한 이후 상황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크라이나의 EU 가입과 관련한 러시아의 입장은 나토 가입과 관련한 입장과 더 비슷해졌다”면서 “EU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의 선두가 됐고, 따라서 EU와 나토 사이에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EU가 나토 못지않게 우크라이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러시아에 적대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이제는 EU 가입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폴랸스키 부대표는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타결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입장과 분쟁을 격화시키려는 서방 국가들의 시도를 볼 때 솔직히 현 단계에서 외교적 해결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13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독립국가연합(CISㆍ옛 소련 국가 모임) 외무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EU가 창설 당시의 건설적이고 경제적인 플랫폼에서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조직으로 변모했다”고 비판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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