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폴란드·미국 대사 잇따라 초치

입력
2022.05.11 23:51
수정
2022.05.11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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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대사엔 '전승절 물감 테러' 사과 요구
미국과는 "일련의 양자 현안 대화"... 구체적 언급 꺼려

세르게이 안드레예프 폴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가 9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을 맞아 바르샤바의 소련 전몰 용사 묘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하는 도중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군중들로부터 핏빛 물감 세례를 받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와 관련, 11일 크르지슈토프 크라예프스키 주러 폴란드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바르샤바=EPA 연합뉴스

세르게이 안드레예프 폴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가 9일 제2차 세계대전 종전기념일을 맞아 바르샤바의 소련 전몰 용사 묘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하는 도중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군중들로부터 핏빛 물감 세례를 받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와 관련, 11일 크르지슈토프 크라예프스키 주러 폴란드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항의했다. 바르샤바=EPA 연합뉴스


러시아 외무부가 주러시아 미국 대사와 폴란드 대사를 초치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과 러시아가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일이다. 러시아 측은 ‘양자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으나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항의가 주를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11일(현지시간) 보도문을 통해 “오늘 외무부로 크르지슈토프 크라예프스키 폴란드 대사를 초치했다”면서 대사 초치가 바르샤바에서 발생한 세르게이 안드레예프 주폴란드 러시아 대사 물감 피격 사건과 연관된 것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예프 대사는 앞서 지난 9일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의 일환으로 수행 외교관들과 함께 바르샤바의 소련 전몰 용사 묘에 헌화하기 위해 추모 시설을 방문했다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든 현지인들로부터 핏빛 물감 세례를 받은 바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사건을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 폴란드가 러시아 외교관의 불가침성을 보장하지 않아 협약 의무 가운데 하나를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 폴란드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크라예프스키 대사에게 전달하고, 폴란드 내 모든 러시아 공관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날 또 다른 보도문을 발표해 세르게이 랴브코프 차관이 존 설리번 주러시아 미국 대사와 면담했다고 밝혔다. 다만 상세한 논의 내용을 공개하는 대신 “일련의 양자 현안들에 대해 논의했다”고만 전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현지 언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항의하기 위해 설리번 대사를 초치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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