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악마가 돌아왔다”…국제사회, 푸틴이 변질시킨 '러 전승일' 규탄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을 전후로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가 전승일을 독일 나치로부터 평화를 되찾은 것을 기념하기는커녕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변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승기념일 하루 전인 8일(현지시간) 영상 연설에서 “2차 대전 이후 수십 년 만에 우크라이나에 어둠이 돌아왔고 다시 흑백이 됐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곳곳이 흑백으로 처리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악마는 다른 제복을 입고 다른 슬로건을 내걸지만, 같은 목적을 위해 돌아왔다”며 “악마는 책임을 피할 수 없고, 벙커에 숨을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2차 대전 당시 패전이 확실시되자 지하 벙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해 경고를 날린 것이다.
실제 이날 키이우 시내 한복판에는 입에 권총을 물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푸틴 대통령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설치됐다. 조형물 앞에는 “전범에겐 두 가지 길이 있다. 법원 또는 …”이라며 “푸틀러(푸틴과 히틀러를 합친 말), 힌트를 이해했나”라고 적힌 설명문이 부착돼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피비린내 나는 나치즘이 재현되고 있다”며 “우리 군과 국민은 나치즘을 극복한 조상들의 후손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극복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탈나치화”를 주장하며 침공한 푸틴 대통령을 향한 반박인 셈이다.
국제사회도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종전기념일을 맞아 TV연설을 통해 “올해 종전기념일은 과거와 다른 의미가 있다”며 “나치 독일의 피해자였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하고 있고, 이 전쟁은 러시아가 촉발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945년 나치 독일로부터 유럽이 승리를 거둔 것처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길 것이며 푸틴 대통령은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숄츠 총리는 “독일은 우크라이나에 인도적,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CNN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내일(9일) 축하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물리치는 데 실패했고 세계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를 분열시키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은 9일 런던 국립육군박물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들은 70여 년 전 나치의 파시즘과 폭정을 답습하고, 지난 세기의 전체주의 정권의 오류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 집권 이래 러시아의 전승기념일은 승리를 축하하는 날에서 전쟁을 숭배하는 날로 교묘하게 변질됐다”며 “특히 이번 전승기념일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독일 나치 계승자로 비방하면서 전쟁을 정당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