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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CIA “中, 우크라 전쟁에 불안”…대만, 우크라군처럼 이동식 무기 구매 검토

입력
2022.05.08 17:27
수정
2022.05.08 17: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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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스 CIA 국장 "시 주석 대만 침공시 대가 살필 것"
"中, 우크라 항전·유럽-미국 대러 제재도 당황"
NYT "미 정부, 대만에 이동식 소형 무기 구매 압박"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이 지난달 26일 대만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이 지난달 26일 대만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대만을 노리는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불안해하고 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양안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대만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침공을 대비 중인 대만은 러시아를 상대로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례를 적극 참고해 무기 전략을 바꾸는 반면, 중국은 대만 병합 여부를 숙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번스 국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파이낸셜타임스(FT) 주최 행사에서 “중국 지도부는 대만을 무력으로 통합했을 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를 잔혹하게 침공한 러시아와의 연관성으로 중국의 국제적 명성에 금이 간 데 대해 불안해하고 있으며, 이 전쟁이 야기한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번스 국장은 또 우크라이나가 예상을 깨고 러시아군을 상대로 항전한 데 대해서도 중국 지도부가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취하는 등 일사불란하게 단합한 것도 중국으로서는 불편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대만 흡수통일이라는 시 주석의 장기적 목표는 변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번스 국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만을 손에 넣겠다는 시 주석의 결심을 약화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언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대만 침공을) 감행할지에 대한 계산에 영향을 미칠 수준이라는 얘기다.


대만군이 수도 타이베이에서 미국산 이동식 방공 미사일인 스팅어 미사일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대만군이 수도 타이베이에서 미국산 이동식 방공 미사일인 스팅어 미사일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다. 타이베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대만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예의주시하긴 마찬가지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양국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만에 중국의 침공에 대비해 비대칭 무기를 주문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대칭 무기란 상대적으로 강력한 적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를 말한다. 우크라이나군은 탱크와 장갑차, 헬기 등을 앞세운 러시아군을 상대로 휴대용 방공 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드론 등 이동식 소형 무기를 적극 활용해 성과를 거뒀다. 이를 참고해 군사강국인 중국에 맞설 대만에 비대칭 무기 공급을 늘리는 것을 미국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최근 의회에서 예산상의 이유로 미국산 해상작전헬기인 시호크(MH-60R) 구매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 헬기는 대잠 공격과 탐색, 구조, 수송 등의 기능을 두루 갖춘 대형 기종으로 재래식 전투에 적합한 무기다. 대신 미국 당국자들은 대만이 해안 방공 미사일, 공격용 드론, 기뢰 구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섬나라인 대만에 중국군의 상륙을 막는 것에 중점을 둔 무기 체계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중국과 대만 모두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보다 더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대만해협을 160㎞ 이상 건너야 한다는 점에서 대규모 병력 동원에 난항을 겪을 것이고, 반대로 대만은 중국에 포위될 경우 무기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대만에 대량의 군수품을 미리 비축해두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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