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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등대 같은 분” 강수연 추모 잇달아… 영화인장으로

입력
2022.05.07 20:23
수정
2022.05.07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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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미 신영균 안성기 박중훈 등 장례위 고문

배우 강수연이 2011년 3월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강수연이 2011년 3월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영화 그 자체였던 분. 선배님 편히 쉬세요. 선배님과 함께한 지난 1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영화 ‘정이’의 연상호 감독)

영화계가 슬픔에 빠졌다. 7일 오후 56세로 세상을 떠난 배우 강수연과의 갑작스런 이별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고인은 5일 서울 압구정동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후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 치료를 받다 이날 숨졌다.

고인과 ‘고래사냥2’(1985)를 함께 한 배창호 감독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10년 전쯤 고인과 공감대가 생겨 함께 추진하던 영화 기획이 있었으나 잘 안 됐다”며 “(고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니) 더욱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슬퍼했다. 배 감독은 “원래 ‘고래사냥’(1984) 1편 주인공으로 고인을 검토해 처음 대면을 했었다”며 “고교생이라 나이가 맞지 않다는 생각에 단념하고 다음 작품에 꼭 함께 하자 약속했는데 그 영화가 ‘고래사냥2’”라고 고인과의 인연을 돌아보기도 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회사 넷플릭스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사 공식 계정에 글을 올리고 “한국 영화계의 개척자였던 빛나는 배우 강수연 님께서 금일 영면하셨다, 항상 현장에서 멋진 연기, 좋은 에너지 보여주신 故 강수연 님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추모했다.

고인은 지난해 7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SF영화 ‘정이’ 출연을 발표하며 배우 활동을 재개했다. 고인은 단편영화 ‘주리’(2013)에 출연 한 이후 연기를 중단했었다. ‘정이’는 촬영을 마쳐 후반 작업 중이며 올해 공개 예정이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더 이상 지구에서 인류가 살기 힘들어진 22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람들이 만든 피난처에서 내전이 일어난 가운데 전설적 용병의 뇌를 복제해 전투로봇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고인은 인공지능(AI) 연구팀장 서현을 연기했다. ‘정이’는 ‘달빛 길어올리기’(2011) 이후 고인이 11년 만에 선보이는 장편극영화로 고인의 유작이 됐다.

아역배우 시절 강수연. 한국일보 자료사진

아역배우 시절 강수연. 한국일보 자료사진

배우 김규리는 이날 SNS에 글을 올리고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저는 영화 '화장'으로 영화제에 참석했었지요”라며 고인과의 인연을 되짚었다. 그는 “‘화장’ 행사장에는 이춘연 (전 씨네2000)사장님과 강수연 선배님께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시면서 힘을 보태주셨었다, 너무 감사했었다”며 “저희에게, 저에겐 등대 같은 분이셨다”고 덧붙였다. 김규리는 “빛이 나는 곳으로 인도해주시던 선배님을 아직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애도했다.

장례식은 고인이 영화계에 남긴 업적을 기리기 위해 영화인장으로 치러진다. 김동호(전 부산영화제 이사장) 강릉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장례위원회를 꾸렸다. 배우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감독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제작자 황기성씨가 고문이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층 17호. 조문은 8일부터다. 발인 11일.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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