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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보리, ‘러 규탄’ 빠진 우크라 성명서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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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채택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책임 여부를 적시하지 않아 다시 한 번 유엔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안보리는 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소집해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15개 이사국이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보리의 비상임이사국인 노르웨이와 멕시코가 초안을 작성한 이 성명서에는 “안보리는 우크라이나의 평화와 안보 유지 문제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안보리는 모든 회원국들이 유엔 헌장에 따라 준수하는, 평화적 수단에 의한 국제 분쟁 해결 의무를 상기시킨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담았다.
하지만 성명서에는 ‘침공’이나 ‘전쟁’ 등의 단어는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분쟁’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 또 이번 사태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생했다는 사실도 빠졌으며, 러시아군이 저지른 비인도적인 행위도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이 같이 핵심 사항이 빠진 성명서를 채택한 것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피하기 위해서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 대한 규탄과 함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모두 부결됐다. 이후 미국 등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안보리를 피해 3월 유엔총회에서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유엔 총회에서 통과된 결의안에는 마리우폴을 포함한 인구 밀집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포위ㆍ포격ㆍ공습과 함께 민간인에 대한 공격 등 러시아군의 비인도적 행위가 열거됐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하는 내용이 빠진 성명서 채택에 유엔이 무기력함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유엔 안보리는 이번 사태를 전쟁이 아닌 분쟁으로 규정해 모두에게 실망을 안겼다”고 지적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유엔 안보리는 이번 전쟁을 예방하거나 종식시키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며 “이 실패는 거대한 실망과 좌절, 분노의 원천이 됐다”고 유엔의 실패를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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