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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공격 중단’ 약속 헌신짝... 우크라 “5일 아조우스탈 탈출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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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일이면 탈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보관된 식량은 2주 만에 바닥을 보였고 사람들은 눈 녹은 물과 빗물을 모아서 마셔야 했다. 남자들은 땔감과 연료를 구하러 모험을 떠났다. 제철소 다른 구역에 있던 군인들이 물품들을 갖고 왔을 때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전날 "파리 한 마리도 못 빠져나가도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에 포위된 우크라이나의 동남부 격전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월 24일 개전 직후부터 사실상 두 달 넘게 생명의 위기를 넘긴 사람들의 증언인데, 아직도 제철소 안에는 어린이 30명을 포함한 수백 명의 민간인이 숨죽인 채 탈출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을 이어가는 스뱌토슬라우 팔라마르 아조우연대 부연대장은 5일부터 3일 동안 마리우폴 공격을 중단하겠다던 러시아의 공언은 지켜지지 않았다며 “5일 마리우폴에서 탈출한 민간인 밎 군 병력은 없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아조우스탈에서 150명이 대피하는 등 마리우폴 주민 총 344명이 탈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현지 싱크탱크 방어전략센터(CDS)는 6일 일일 브리핑에서 마리우폴 인도주의 통로를 통해 빠져나온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들이 자포리자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약속을 깼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5일자 전황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이 이날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공습 및 함포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팔라마르 부연대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이 지난 3일부터 공격을 재개했다”며 “일부 러시아군은 이미 제철소로 들어온 상태”라고 확인했다. 반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민간인 대피로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조우스탈 내 군인들에게 무기를 내려두고 항복하도록 지시해야 한다”고 또 딴소리를 했다.
국제사회는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고립된 민간인 구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5일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고 있는 “죽음과 파괴의 악순환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열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지난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순차 방문에 대해 보고하면서 “양국 국민과 전 세계를 위해 전투를 중지해야 하며 죽음과 파괴, 피란, 이산가족 사태를 즉시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3차 대피 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완전히 철수가 끝난 후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간이 없다.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인근에서는 러시아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격퇴하고 있지만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조만간 점령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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