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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수연,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이송… "의식 못 찾아"

입력
2022.05.05 20:45
수정
2022.05.06 00:23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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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서 통증 호소… 가족 신고로 119구급대 출동
병원서 뇌출혈 진단 받은 것으로 알려져

영화배우 강수연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화배우 강수연씨. 한국일보 자료사진


영화배우 강수연(56)씨가 5일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호송됐다.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8분쯤 강씨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통증을 호소하다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가족으로 파악됐다.

강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식이 없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즉시 근처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전부터 두통을 호소했던 강씨는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은 찾지 못한 상황이다. 강씨의 가족들은 수술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볼 만한 정황이나 범죄 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씨는 3살 때 거리에서 캐스팅 된 후 오랫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활동했다. 영화 ‘비둘기의 합창’과 ‘슬픔은 이제 그만’(1978) 등에 출연해 아역배우로 전성기를 누렸다. 청소년기에는 KBS 드라마 ‘고교생 일기’(1983) 등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강씨는 성인이 돼선 해외에서 인정 받는 명배우로 거듭났다. 영화 ‘씨받이’(1987)로 베니스영화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로는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 첫 수상이었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1989)로 당시 세계 4대 영화제 중 하나로 꼽혔던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최우수여자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외 영화제 수상 이후 국내 언론에서는 강씨 이름 앞에 ‘월드 스타’라는 수식을 붙였다. 1990년대 강씨는 충무로 간판 배우로 활동하며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1989), ‘경마장 가는 길’(1991), ‘그대 안의 블루’(1992) 등 흥행작을 잇달아 내놓았다. 2001년엔 당시 최고 출연료를 받고 SBS 드라마 ‘여인천하’에 출연해 3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강씨는 ‘달빛 길어올리기’(2011) 이후 연기 활동이 뜸했다. 2015년엔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돼 문화 행정가로 변신했다. 2017년 부산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의 퇴진 요구 성명 발표로 위원장을 자진 사퇴한 후 한동안 두문불출했다. 영화계 인사들과의 교류는 사실상 끊겼다. 지난해 10월 제3회 강릉영화제 개막식에 깜짝 등장하며 4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강씨는 지난해 7월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SF 영화 ‘정이’ 출연 소식을 알리며 연기 활동을 재개했다. ‘정이’는 올해 공개될 예정이다. 강씨가 장편극영화를 선보이는 건 ‘써니’(2011)에 특별 출연한 이후 11년 만이다. 강씨는 ‘정이’ 촬영을 마친 후 최근엔 드라마 출연을 타진하는 등 연기 활동에 강한 의욕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동호(전 부산영화제 이사장) 강릉영화제 이사장은 "(강씨가) 최근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자주 다니긴 했다"며 "한 달 전 점심을 같이 했을 때는 괜찮아 보였다"고 전했다.

영화계에선 강씨의 병원 이송 소식에 안타까워하며 쾌유를 기원하고 있다. 강씨와 오래 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한 배우는 “치료 중인 병원에 당장이라도 가고 싶다”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표시했다.

나광현 기자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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