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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퇴출은 미국이 먼저다

입력
2022.05.03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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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미국 유엔 인권위 퇴출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회원국 자격정지를 결의한 유엔 총회. AP 연합뉴스

지난 4월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인권이사회 회원국 자격정지를 결의한 유엔 총회.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가 지난 4월 유엔 인권이사회(Human Rights Council, 이하 HRC)에서 퇴출됐다. 이로써 러시아는 2011년 카다피 체제의 리비아 이후 첫 인권이사회 퇴출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유엔 산하기구에서 자격을 박탈당한 유일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러시아보다 먼저 미국이 2001년 HRC 전신인 인권위원회(Commission on Human Rights, 이하 CHR) 이사국(회원국)에서 쫓겨난 전력이 있다.

유엔 CHR는 1946년 경제사회이사회 산하 위원회로 창설됐다. 이사국은 지역별로 할당된 총 53개국으로, 3년마다 3분의 1씩 경제사회이사회 회원국 투표를 통해 교체됐다. 한국도 1993~95년 등 세 차례 선출된 바 있다.

유엔 창설 주역이자 최대 회원국인 미국은 2001년 5월 3일 서유럽·기타 지역 10개국 중 3개국을 선발하는 투표에서 54표 중 29표를 득표, 프랑스(52표) 오스트리아(41표) 스웨덴(32표)에 밀려 이사국 지위를 잃었다. 당시 회원국 표심은 부시 정권의 교토의정서 승인 거부와 미소 탄도요격미사일 군축조약에 반하는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 결정 등에 대한 반발로 평가됐다. 주유엔 미국 대사(William Luers)는 "이번 사태는 국내 보수진영에 유엔이 미국의 적들로 가득한 조직이라는 증거로 보이게 할 것"이라며 유감 의사를 밝혔다.

미국 보수파는 막대한 예산을 대는 미국에 도움은커녕 압박만 행사한다며 유엔 산하기구 예컨대 세계보건기구, 파리기후협약, 유네스코 등에서 탈퇴하자고 주장해왔고,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고 2020년 세계보건기구에도 탈퇴서를 제출한 바 있다.

현 HRC는 2006년 3월 유엔 총회 결의로 경제사회이사회 산하에서 탈피, 총회 직속기구로 출범했다. 이사국은 47개국으로 총회 절대 과반수 투표로 선발되며 출석국 3분의 2 찬성으로 자격 정지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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