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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핀란드 5월 중순 나토 동시 가입신청"

입력
2022.04.2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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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양국 정부 공동행보 합의 소식 전해
러 우크라 침공 뒤 유럽 안보지형 급변에 공감

마그달레나 안데르손(왼쪽) 스웨덴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지난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논의를 위해 만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스톡홀름=AFP 연합뉴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왼쪽) 스웨덴 총리와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지난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양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논의를 위해 만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스톡홀름=AFP 연합뉴스

중립 노선을 유지하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이르면 다음달 중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의사를 동시에 밝힌다. 러시아가 양국의 나토 가입 시 발트해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지만, 점차 커지는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집단 안보체제에 합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현지시간) 핀란드 일간 일타레흐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 정부는 최근 핀란드 측에 “두 나라가 같은 날 동시에 나토 가입을 신청하자”고 제의했다. 핀란드 정부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 일간 엑스프레센은 “두 국가의 동시 나토 가입 신청은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스웨덴을 방문하는 5월 셋째 주에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두 나라는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적 입장을 지키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유럽의 안보 불안이 가속화하자 국가 수장들이 가입 의사를 적극 개진한 것. 양국 총리는 이달 초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의 안보 지형이 변하고 있다며 나토 가입 문제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자국이 러시아와 1,300㎞에 걸쳐 국경을 맞대고 있다고 강조하며 “수주 내로 나토 가입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나토 가입을 검토한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모든 것이 바뀐 만큼 러시아의 모든 유형의 행동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론도 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핀란드 국민의 68%가 나토 가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토 찬성 여론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스웨덴 역시 여론조사에선 나토 가입 찬성 여론이 반대보다 소폭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 역시 나토 가입에 반대해 온 자신들의 오랜 입장을 재고하고 있다.

나토의 동진(東進)이 불안한 러시아는 연일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발트해에 핵을 배치하는 등 방어 수단을 강화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우리 북방함대는 유럽에서 정치ㆍ군사적으로 긴장과 위협이 고조되는 국면을 맞아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올해 500대 이상 고성능 무기 체계가 북방함대에 배치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북방함대의 주력 활동무대는 발트해를 내해로 끼고 있는 핀란드·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외해다. 두 나라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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