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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폭동 속에 치러진 MLB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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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29일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캠든야드(Camden Yard)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 경기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처음 관중 없이 치러졌다.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만 25세 건강한 흑인 청년 프레디 그레이(Freddie Gray Jr.)가 연행 일주일 만인 4월 19일 척추 외상으로 병원서 수술을 받고 숨지자 시민들이 경찰의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하며 연일 시위·폭동을 벌이던 때였다. 주정부는 주방위군을 투입했고, 볼티모어 시장은 야간 통금을 단행했다.
홈팀 오리올스는 화이트삭스와 예정된 첫 두 경기는 연기했지만 세 번째 경기는 일정상 연기도 타 구장에서 치를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오리올스 구단은 부득이 캠든야드를 폐쇄한 채 경기를 강행했다. 전대미문의 사태에 메이저리그 팬들은 분노했고, 구단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열성 팬들은 후문 인근에 몰려 빈틈으로 경기 일부를 관람했고, 일부는 고층 호텔을 빌려 쌍안경으로 관전하기도 했다.
당일 경기장에는 평소보다 3배나 많은 보도진이 기자석을 채웠다. 기자들은 경기 자체보다 무관중 경기 상황 스케치에 더 몰두했다. 너무 조용해서 필드에서 선수들이 나누는 대화가 기자석에서도 들릴 정도였고, 방송사 해설 멘트가 타 방송에 섞여 들 정도였다는 사연 등등. 저명 스포츠캐스터 개리 손(Gary Thorne)은 “경기장에 있던 모두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바라건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상황임을 잘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특별한 친밀감도 감돌았다”고 썼다. 당일 경기는 오리올스의 8 대 2 승리로 끝났지만, 구단은 입장료 등 약 100만 달러 손실을 입었다.
손은 물론 경기장의 누구도 불과 5년 뒤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올림픽까지 관중 없이 치르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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