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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범죄 이어지는 러군…점령지에서 우크라인 '강제 징집' 의혹

입력
2022.04.24 15:29
수정
2022.04.2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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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손·자포리자 지역서 주민 탈출 막아
英 국방부 "우크라인 징집은 제네바협약 위반"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군인이 오데사 베레지브카의 벌판에서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지뢰를 수색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도중 총을 들고 서 있다. 오데사=AP 연합뉴스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군인이 오데사 베레지브카의 벌판에서 러시아군이 남기고 간 지뢰를 수색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도중 총을 들고 서 있다. 오데사=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일부 점령한 우크라이나 헤르손주(州)와 자포리자주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강제 징집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이라면 이는 제네바 협약을 위반하는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모투자니크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이 병력 손실을 보충하기 위해 헤르손과 자포리자에서 '(강제) 동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들이 징집 대상 나이대의 남성들을 포함해 지역 주민들이 피란을 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30만 명 규모의 도시 헤르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일하게 함락한 인구 10만 명이 넘는 주요 도시다. 러시아군은 헤르손 동쪽의 자포리자 등 남부 지역도 계속해서 폭격하고 있다. 자포리자의 주도인 자포리자시는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지만, 주의 절반 정도는 러시아군에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스카이뉴스가 인터뷰한 두 명의 헤르손 출신 주민들도 러시아군이 헤르손에 남아 있는 남성들을 강제 징집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최근 아이들과 함께 헤르손을 탈출한 바실리는 "러시아군은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역인)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처럼 민병대를 만들어 우리 국민들이 러시아 편이 돼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게 만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영국 국방부는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인 징집은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국방부는 트위터에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혐의를 제기한 러시아군의 강제 징집 계획은 돈바스와 크림반도에서 이뤄진 징집 선례를 따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돈바스 지역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전후로 18~55세 남성 대상으로 총동원령을 내린 바 있다.

영국 국방부는 또 "러시아법에 따른 징집이거나 자발적 입대이더라도 우크라이나인의 러시아군 입대 자체가 제네바 제4 협약 제51조를 위반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점령군이 점령 지역 주민들을 강제 징집하거나, 입대하도록 선전(프로파간다) 등을 이용해 유도·압박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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