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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졸전 책임 떠넘기나? 우크라 “러시아, 루한스크 고위직 체포”

입력
2022.04.21 13:56
수정
2022.04.2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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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군사작전' 명분 삼았던 동부 루한스크공화국서
러, 코르네트 내무장관 체포하면서 내부 반발 불거져

이고르 코르네트 자칭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내무장관. LPR 내무부 제공

이고르 코르네트 자칭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내무장관. LPR 내무부 제공

러시아 당국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괴뢰정부의 고위급을 체포했다. 전쟁 수행 과정에서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당국자의 설명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졸전의 책임을 하급자에게 떠넘긴 셈이다. 푸틴 정권이 직급을 막론하고 ‘숙청’의 칼을 휘두르는 정황이 잇따르면서, 러시아가 내부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0일(현지시간)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올렉산드르 코르네트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내무장관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의해 체포돼 수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어 “코르네트 장관이 재판을 앞두고 현재 러시아 로스토프온돈 구치소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의 체포는) 모스크바에서 LPR가 현재 설정된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인식함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세를 중단하고 전선을 동부지역으로 이동했다. 동부 돈바스에 대한 전력 집중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군사적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현지 괴뢰 정부인 LPR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에서 “코르네트의 체포는 LPR 지도부에서의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밝혀 침략군 안에서의 내분 가능성까지 제기했다.

실제 2월 24일 개전 이후 러시아 내부에서는 숙청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더타임스는 11일 푸틴 대통령이 개전 후 FSB 요원 150여 명을 해임하고 일부는 감옥에 넣었다고 전했다. ‘허위 정보’를 보고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앞서 해외정보 수집 담당 세르게이 베세다 FSB 제5국 국장이 가택연금 조치 후 해임됐다. 그 역시 모스크바 레포트토보 교도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17일에는 로만 가브릴로프 러시아 국가경비대 부사령관도 체포됐다. 영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벨링켓은 “가브릴로프 부사령관은 연료 낭비 및 군 정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당초 계획했던 조기 점령 작전에 실패한 책임을 물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개전 한 달째인 지난달 23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이 약 2주간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실각설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둘은 이후 다시 공개 활동에 나섰지만 러시아군 고위급에서 혼란상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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