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키이우 점령 실패, 중국에 큰 충격... 대만 침공 시나리오 ‘경고등’” 日 언론 분석

입력
2022.04.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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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러시아 침공으로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타이베이=AP 뉴시스

어우장안 대만 외교부 대변인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러시아 침공으로 중국의 대만 침략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타이베이=AP 뉴시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자 중국 내부에서 공산당이 충격을 받았으며, 대만 침공 시 수도 타이베이를 제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대만 공략 시나리오를 다시 짜고 당분간은 대만 내 독립파를 봉쇄하며 미군 개입을 억제하기 위한 핵 전력 증강에 주력할 것으로 일본 언론은 예측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일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현상은 공산당 내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는 현지 간부의 말을 전하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지난 2월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러시아는 수일 내 수도 키이우를 제압하고 젤렌스키 정권을 전복시키려 했으나 실제 양상은 달랐다. 중국의 대만 침공 계획도 단기에 결판 내는 것을 상정하고 있는데 이런 시나리오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설명이다.


주일 미군 참전 전까지 타이베이 점령 쉽지 않아

중국의 군사 관계자나 일본 내 안보 전문가에 따르면 중국에 가장 큰 관건은 대만에서 약 600㎞ 떨어진 오키나와 본섬에 있는 주일미군의 참전이다. 중국 군사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침공 시 미국이 국내 절차를 마치고 대만에 미군을 보낼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7일 정도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 기간 내 타이베이 점령 여부가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자 같은 방식의 타이베이 공략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생겼다는 것이다.

타이베이 인구는 약 260만 명으로 키이우(약 290만 명)와 비슷한 규모지만 인구 밀도는 3배 가까이 높다. 게다가 타이베이를 도넛 모양으로 둘러싼 신베이 시에도 약 400만 명이 거주해 타이베이 시내로 진군할 때 상당수의 민간인이 희생된다. 이를 줄이기 위해 신중하게 공격하면 성과가 늦어져 미군이 도착하게 된다. 대만군과 시민이 격렬하게 저항하면 대만의 총통을 체포하는 작전도 어려워진다.

상륙 자체도 쉽지 않다. 대만해협은 폭이 백수십㎞에 이르는 데다 조류가 빨라 상륙 작전에 적합한 시기는 4월과 10월로 2, 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대만군도 순항미사일과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등 긴박하게 대비하는 중이다.


日 전문가 "중국, 대만 무력 통일 대신 핵 군비 확장 가속화할 듯"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해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시나리오가 쉽지 않게 예측된 데 대해 마쓰다 야스히로 도쿄대 교수는 “중국이 핵에 의한 군비 확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핵 전력을 구축해 미국의 개입을 견제하고 대만 내 독립주의 세력을 봉쇄할 것이란 얘기다. 일본 방위연구소의 지역연구부장 몬마 리라씨는 “대만 본섬 공격을 전망하기 어렵게 되면 실적을 만들기 위해 (대만이 실효지배 중인) 남중국해 프라타스 군도(둥사군도·東沙群島) 탈환 쪽으로 움직이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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