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 확전에 美 무기 1조원어치 또 지원...러 핵 사용 우려에 수위는 조절

입력
2022.04.20 18: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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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수일 내 8억 달러 규모 추가 지원 발표
영국 독일 등 서방국가 지원도 봇물...총 30개국
러 핵 사용 막기 위해 지원은 비밀리에 '로키'로

우크라이나 의용대원들이 지난달 28일 자포리자에서 곡사포 사격을 하고 있다. 자포리자=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의용대원들이 지난달 28일 자포리자에서 곡사포 사격을 하고 있다. 자포리자=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2단계 작전에 돌입하면서 전황이 급박해지자 미국과 서방도 추가 지원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지난주 8억 달러(약 1조 원) 규모 군사장비를 지원한 데 이어 비슷한 규모의 지원 방침을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랐다. 다만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등 더 큰 분쟁을 막기 위해 실제 지원은 비공개 ‘로키(low-key)’로 조절하는 분위기다.

미 CNN, 로이터통신 등은 1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 추가 군사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뉴햄프셔주(州)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대포를 보낼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번 지원 규모도 지난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8억 달러와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13일 155㎜ 곡사포, M-17 수송헬기, 대포병레이더, M113 수송용 장갑차 등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미국뿐 아니라 서방 국가의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주요 7개국(G7) 정상 및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책임자, 폴란드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인접 동유럽 국가 정상과 화상 회의를 열었다.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회의 후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초고속 미사일 발사대를 탑재할 수 있는 스토머 장갑차를 지원하기로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은 지체 없이 이뤄져야 하고 무기들은 바로 사용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은 탱크와 수송 장갑차 지원은 준비가 안 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공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투기와 부품 등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나토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국까지 약 30개 국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군 병사들이 17일 장갑차를 타고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인근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군 병사들이 17일 장갑차를 타고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인근 도로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저격용 소총, 헬멧, 통신장비, 스팅어와 재블린 미사일 등 소형 방어용 무기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면 이제는 곡사포와 대공ㆍ대함미사일, 공격용 드론 등 사거리가 긴 무기로 지원 목록을 바꿨다.

물론 중화기 위주 지원 전력은 러시아를 자극해 전쟁이 다른 나라로 확대될 위험성이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무기 지원은 비밀리에 이뤄지는 양상이다. 미 국방부는 백악관의 승인 지원이 떨어지면 4~6일 사이에 수송기로 미 본토에서 폴란드와 루마니아 미군 기지 등에 무기를 수송한다. 이어 우크라이나 서부로 육로 운송을 해 24~48시간 내 전달이 완료된다고 NYT는 소개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전쟁이 더 커지지 않도록 미국은 군사정보 제공 수위도 조절하고 있다. 로켓포, 지상공격기, 중거리 드론 등 러시아 본토 공격이 가능한 무기 지원은 자제하는 게 바이든 행정부 원칙이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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