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조우스탈 대격전...우크라군 “결사항전", 러 "3톤짜리 떨어뜨릴 것"

입력
2022.04.20 18:02
수정
2022.04.20 18: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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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군, “러시아 믿지 않아...바이든 도와달라"
“7주 버틴 마리우폴, 상징성 커 전체 전쟁에 영향”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지하공간에 피신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있다. 이 사진은 우크라이나군 아조우 연대가 18일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 내 지하공간에 피신한 한 여성이 아이를 안고 있다. 이 사진은 우크라이나군 아조우 연대가 18일 공개한 동영상을 캡처한 것이다. 마리우폴=로이터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부 마리우폴의 제철소 아조우스탈에서 최후의 항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러시아군이 휴전을 제안하며 재차 투항을 요구했다. 앞서 러시아군의 최후통첩을 거부했던 우크라이나군은 또다시 이를 거부하며 결사항전 의지를 다졌다.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을 완전히 점령하기 위해 맹폭할 예정이어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군과 민족주의 무장세력이 자발적으로 무기를 내려 놓고 아조우스탈에서 철수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겠다”며 “민간인도 (이 통로를 통해) 대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모스크바 시간으로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8시)까지 무기를 내려놓는 사람은 모두 생존을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 제안을 즉각 거부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아조우스탈의 우크라이나군을 이끄는 세르히 볼랴나 해병대 36여단 소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투작전을 수행 중인 우리는 임무를 완수할 것”이라며 “무기를 내려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볼랴나 소령은 러시아군이 제시한 인도주의 통로에 대해서도 “아무도 러시아인을 믿지 않는다”고 불신했다.

대신 그는 더 큰 참상을 막기 위해서는 해외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볼랴나 소령은 "전 세계 지도자들에게 우리를 도와달라고 애원한다"며 "우리를 구출해 제3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리의 말을 듣고 상황 해결에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조우스탈에는 군인 약 2,500명 외에도 민간인 1,000여 명이 대피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리우폴 완전 점령을 위해 러시아군은 아조우스탈을 맹폭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국가보안국(SBU)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아조우스탈 인근의 한 러시아군 지휘관이 부인과 나눈 통화 내용을 감청해 공개했다. 해당 통화에서 러시아군 지휘관은 “이곳(아조우스탈)에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3톤짜리가 하늘에서 날아올 거야. 지상의 모든 것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벙커버스터(지하를 목표로 한 폭탄)를 비롯해 공습과 포격, 폭격 등을 총동원해 아조우스탈을 초토화시킬 거라는 얘기다.

아조우스탈 함락이냐 수성이냐 여부는 이번 전쟁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러시아군의 아조우스탈 함락은 곧 마리우폴 점령을 의미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마리우폴은 러시아의 공격을 7주 동안 막아내며 함락되지 않은 곳”이라며 “이 지역의 함락은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대도시에서 러시아군의 첫 군사적 승리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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