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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나치 전범들과 함께 도모한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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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기 중남미 우파 군부 독재자들 가운데 볼리비아의 루이스 가르시아 메자(Luis Garcia Meza)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그는 1980년 7월 쿠데타로 사촌 누이인 당시 임시 대통령 리디아 귈러(Lidia Gueiler)를 몰아내고 집권, 불과 1년 만인 1981년 8월 쫓겨났기 때문이다. 그는 1년 사이 최소 1,000명에 이르는 정적과 언론인을 살해하는 등 살벌한 국가폭력을 자행했다.
코카인 카르텔까지 끌어들여 소위 ‘코카인 쿠데타’로 집권한 그는 중남미로 도피해 숨어 살던 나치 전범과 네오파시스트 테러리스트까지 집권에 이용했다. ‘리옹의 도살자’라 불린 게슈타포 보안대 장교 클라우스 바르비(1913~1991), 네오파시스트 테러리스트 스테파노 치아이(1936~2019), 1980년 프랑스 파리 시나고그 폭탄테러로 악명 높은 스페인 출신 테러리스트 에르네스토 밀라 로드리게스 등이 그들이었다.
지미 카터(민주당)에서 로널드 레이건(공화당)으로 미국 정치권력이 이양되면서 중남미 우파 권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를 기대하며 감행한 쿠데타였지만, 레이건 정부조차 메자의 마약-친나치 권력은 지원하지 못했다. 결국 그는 다른 우파 권력자에게 자리를 내주고 브라질로 망명했다가 1985년 볼리비아로 송환됐고, 볼리비아 대법원은 1993년 4월 21일 그에게 반인권과 마약 밀무역 등의 혐의로 징역 30년 형을 확정했다. 쿠데타 등 불법적 수단으로 권력을 찬탈한 중남미 독재자 가운데 법의 심판을 받은 첫 사례였다. 그는 2018년 심장질환으로 숨졌다.
그의 죄목 중에는 체 게바라 일기장 밀거래 혐의도 포함됐다. 볼리비아 당국은 1967년 체 게바라를 살해한 뒤 그의 일기장을 압수해 보관했는데, 메자가 쿠데타 직후 한 영국인 수집가(Erick Galantiere)에게 매각한 것이었다. 그 원본 일기장은 1984년 영국 소더비 경매에 최소 응찰가 40만 달러에 출품됐고, 1986년 볼리비아 정부가 회수해 중앙은행에 보관해 오다 2008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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