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항전 젤렌스키 "러와 전쟁 끝내기 위해 돈바스 포기 안해"

입력
2022.04.18 10:39
수정
2022.04.1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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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에서 CNN과 단독 인터뷰
"러 돈바스 점령 후 키이우 장악 안 할 거란 보장 없어"
"집단학살 규정에 동감…바이든 우크라 방문해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50일째인 지난 14일 수도 키이우에서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항전해온 국민과 자국을 지지해준 여러 국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50일째인 지난 14일 수도 키이우에서 영상을 통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항전해온 국민과 자국을 지지해준 여러 국가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동부 지역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며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전체 전쟁의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돈바스 지역에서의 전투를 위해 우크라이나군이 준비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돈바스를 점령해도 키이우 장악을 다시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CNN은 앞서 15일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러시아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그들(러시아군)이 북부 지역에서 도망쳤다는 사실은 그들이 돈바스를 점령한 후 키이우 쪽으로 더 이상 접근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당초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도 집중 공격을 감행했지만, 이후 강한 저항에 밀려 퇴각하고 군대를 동부로 집중 재배치했다.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동남부 지역에서의 대규모 공격 재개를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이어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의 러시아군 만행을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로 규정한 것을 두고 "저는 바이든 대통령과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며 "부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라. 이건 더이상 전쟁이 아니라 제노사이드가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거리에서 단지 버스와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길을 걷고 있었다"며 "(민간인 학살로) 거리에 시신이 줄지어 있었다"라고 부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 고위 당국자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지만, 자신이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방안에 대해선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는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그의 결정이고, (대통령에 관한) 안전 상황에 달려 있겠지만, 그는 미국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여기에 와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는 각국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정치인들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학살)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린 그 말을 믿지 않는다"며 "우리의 유일한 믿음은 우리 국민과 우리 군에 대한 믿음, 그리고 각 국가가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 우리를 지지할 것이란 믿음"이라고 답했다.

이어 "우리를 실제로 도와준 나라는 많지 않다"며 미국의 8억 달러(약 9,800억 원) 규모 추가 군사 지원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종류의 군사장비든 사용할 준비가 돼 있지만, (무기가) 신속하게 전달돼야 한다"며 러시아군 공격과 민간인 학살을 막기 위한 세계 각국의 군사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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