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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문가 “모스크바호 침몰은 전함 야마토 침몰에 필적”

입력
2022.04.17 16:20
수정
2022.04.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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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지난해 11월 16일(현지시간) 흑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군함 추적 임무를 마친 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로 입항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흑해 함대를 이끄는 모스크바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13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배를 격침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라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지난해 11월 16일(현지시간) 흑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군함 추적 임무를 마친 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로 입항하고 있다. 러시아 언론은 흑해 함대를 이끄는 모스크바호에서 폭발이 일어났다고 13일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배를 격침했다고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화재로 인한 폭발사고라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군의 자존심으로 불려온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가 지난 13일(현지시간) 침몰한 데 대해 일본의 군사 전문가는 ‘전함 야마토’ 침몰에 필적할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전함 야마토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건조한 초대형 전함을 말한다. 일본제국 해군의 상징이나 다름없었으나 패전 직전인 1945년 4월 7일 미군에 의해 격침됐다.

아사히신문은 모스크바호 침몰과 관련해 해상자위대 해장보, 통합막료감부 사이버 기획 조정관, 주러시아 방위 주재관 등을 역임한 사사키 다카히로 히로시마대 객원교수(러시아 안보정책) 인터뷰 기사를 16일 보도했다.

다카히로 교수에 따르면 러시아 흑해함대는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을 모항으로 삼고 흑해와 지중해 등을 관할하는 함대로,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해상 작전을 도맡았다. 모스크바호는 이 함대의 기함으로서, 사령관이나 상급 지휘관 등이 타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다카히로 교수는 모스크바호의 침몰이 “옛 일본제국 해군의 연합함대 사령관이 타던 야마토의 침몰과 비교될 만큼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규정했다. ‘야마토는 길이 263m의 초대형이었지만 모스크바호는 186m 정도로 작다’”는 반론에 대해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와 지금은 군함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며 “기함에 중요한 것은 크기가 아니라 고도의 지휘통신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41년 건조돼 1945년 격침된 전함 야마토. 배수량 7만2,800톤의 사상 최대 전함이었으나 태평양전쟁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미군에 격침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1941년 건조돼 1945년 격침된 전함 야마토. 배수량 7만2,800톤의 사상 최대 전함이었으나 태평양전쟁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고 미군에 격침됐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침몰 원인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대함미사일 ‘넵튠’으로 격침했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측은 탄약 폭발에 의한 화재라고 반박했다. 다카히로 교수는 러시아 주장이 맞다 해도 “러시아군 체면을 구긴 것이고 군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공미사일이 있는 모스크바호가 넵튠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면 상대 측 전력을 잘못 진단해 제대로 준비를 못했거나, 무인기 등 다른 공격을 대처하는 틈에 맞았다는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만약 격침된 게 사실일 경우,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점령을 노리는 러시아군이 쉽게 상륙작전을 시도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다카히로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모스크바호가 대공미사일과 고성능 레이더를 활용해 남부에 있는 러시아군을 엄호하는 역할도 했으나 이 기능에 지장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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