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호' 침몰 판단 신중하던 美… "우크라 미사일에 격침"

입력
2022.04.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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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美 정보당국, 침몰 때 핵무기 없었다고 판단"

러시아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지난해 11월 16일 흑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군함 추적 임무를 마친 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로 입항하고 있다. 세바스토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 해군의 유도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호'가 지난해 11월 16일 흑해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군함 추적 임무를 마친 후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로 입항하고 있다. 세바스토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국방부는 러시아의 자존심으로 불려온 흑해함대 기함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침몰했다고 밝혔다. 그간 침몰 원인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당국의 입장이 엇갈린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군이 넵튠 미사일 2발을 모스크바호에 명중시켜 침몰시켰다”는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3일 넵튠 지대 함 미사일을 발사, 흑해에서 작전 중이던 모스크바호를 명중시켰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입장은 달랐다. 이들은 피격된 게 아니라 항구로 인양되던 중 악천후를 만나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날 “함정 내 탄약 폭발로 화재가 발생했고, 이를 진압해 예인하고 있다”고 재차 반박했다.

그간 미국은 사안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전날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모스크바호에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틀간 정보 취합을 통해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인해 침몰한 것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모스크바호 침몰 직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바실키우 지역에 있던 넵튠 미사일 제조공장에 공격을 가한 것 역시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대목이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해당 시설을 장거리 미사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키이우 내 목표물에 대한 미사일 공격 횟수와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제법상 선박은 선박이 등록된 국가의 영토로 간주한다. 때문에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는 모스크바호가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고, 러시아군의 공격이 침몰에 대한 보복 공격이었음을 ‘고백’한 셈이 됐다.

모스크바호는 길이 187m, 폭 21m에 승무원이 약 500명 이상 선승할 수 있다. 사거리 700㎞ 이상인 불칸 대함 미사일 10여 기 등을 싣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모스크바호가 침몰할 때 핵무기를 싣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CNN이 정보에 정통한 미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전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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