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드론·곡사포...’ 전쟁 장기화에 우크라 무기 지원 범위 넓힌 미국

입력
2022.04.14 16: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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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8억 달러 규모 새 무기 지원안 승인
우크라이나군 훈련 지원, 최고위 인사 방문도
러 "미국·나토 무기 수송 군사 목표물 간주"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북부 도시 잔코이에 자리 잡은 러시아군 병참기지 모습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6일 찍어 12일 공개한 사진. 잔코이=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북부 도시 잔코이에 자리 잡은 러시아군 병참기지 모습을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6일 찍어 12일 공개한 사진. 잔코이=EPA 연합뉴스


‘구소련제 Mi-17 수송 헬기 11대, 155㎜ 곡사포 18문, M113 병력 수송 장갑차 200대, 대전차 드론 스위치 블레이드 300대, 대포병 레이더….’

미국이 1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새로 지원하기로 한 무기와 군사장비 목록이다. 8억 달러(약 9,800억 원) 규모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군에게 새 장비 사용법 훈련도 진행하고 군사정보 지원도 늘리기로 했다. 최고위급 인사의 우크라이나 직접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집중 공세와 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미국이 총력 지원에 나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새로운 무기 지원안을 승인했다. 그는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범위한 공격에 대한 맞춤형 능력’이 지원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스팅어나 재블린 같은 방어용 대공ㆍ대전차 미사일 중심에서 무기 지원 범위를 넓혀가는 셈이다.

곡사포는 2월 전쟁 발발 후 미국이 지원하는 첫 포병 무기다. Mi-17 헬기는 아프가니스탄 지원용으로 배정됐던 장비다.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에만 30억 달러(약 3조7,000억 원) 상당의 군사 원조를 우크라이나에 쏟아붓고 있다.

미국은 무기 지원에 이어 우크라이나군 훈련까지 도울 예정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아직 운용해보지 않은 장비는 훈련이 필요한 만큼 동유럽 배치 미군이 훈련을 담당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미 CNN은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와 크림반도 등에서 러시아군의 동향을 파악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미국의 군사정보 공유를 확대하는 새 정보 지침이 마련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기존 지침은 키이우 방어용이었기 때문에 동남부 격전에 대비해 정보작전 틀을 재정비한 것이다.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키이우 방문도 논의되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해 유럽 국가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아 지지 메시지를 던진 만큼 미국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가거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고위 각료가 방문단을 이끄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무기 지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가로질러 수송되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무기를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로 간주할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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