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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전범' 만들 수 있다면... 美, ICC 힘 실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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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쟁범죄자로 처벌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그간 의회 비준은커녕 지원조차 꺼려 왔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다만 ICC에 참여하지 않았던 미국의 과거 입장을 선회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법을 개정할지 아니면 기존 예외조항을 이용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의 발언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네덜란드 헤이그의 ICC를 지원할 수 있는지, 또는 지원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의회는 지난달 ICC의 러시아 전쟁 범죄 조사에 전폭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부차 학살을 ‘중대 전쟁 범죄’로 규정하고 “책임 있는 국가들이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단죄 의지를 밝혔다. 러시아의 전쟁범죄에 대한 처벌 의지는 이미 합의를 이룬 셈이다.
문제는 미국은 ICC 회원국이 아니라는 데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2000년 ICC 설립 협약에 서명했지만, 의회는 자국민이 기소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비준하지 않았다.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는 아예 협약 자체에서 탈퇴해버렸다. 의회 역시 ICC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미군의 잔혹 행위에 대한 조사를 추진한다는 이유로 ICC에 대한 자금이나 물품 지원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NYT에 따르면 2002년 의회가 처리한 미군보호법에는 ICC에 각종 정보를 제공하거나, ICC 임직원을 교육하는 것까지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미국 의회와 정부의 태도가 달라지고 전환이 점쳐진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미국 정부가 현행법에 따라 ICC를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지만, 의회에서 법 개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미군보호법에 민간인 학살 등 전쟁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죄에는 지원이 가능하다는 예외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미국이 ICC에 힘을 실어준다고 해도 ICC가 당장 푸틴 대통령을 전범으로 처벌하긴 어렵다. 미국 온라인 매체 복스에 따르면 ICC는 궐석재판을 진행하지 않으며, 피고인을 체포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 또 현직 국가원수를 국제 재판정에 세운다는 것 자체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켈레보길 즈보브고 미국 윌리엄앤드메리대 교수는 복스에 “미국과 동맹국들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할 가능성은 없으며, 혹여 체포한다 해도 이는 재앙적인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당사국 우크라이나의 전범 기소 입장은 명확하다. 문제는 장소다. 옥사나 마카로바 주미 우크라이나 대사는 전날 미국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푸틴 대통령은 물론 러시아 군 지도자와 일반 병사들까지 심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숨을 곳은 지구상에 없어야 한다”면서 “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재판을 받기를 원하지만 기소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이날 CNN방송에 “현재 러시아의 전쟁 범죄 (혐의) 5,800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명명한 우크라이나 법원에서 이 전범들을 기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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