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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깜짝 방문'한 英 총리… "사자의 용기 보여줬다"

입력
2022.04.10 10:24
수정
2022.04.10 16: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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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21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군사적 위업 달성"
수입관세 완화·대출보증 확대, 경제적 지원도 제공
EU 수장 키이우서 "우크라 가입 긍정적, 적극 돕겠다"

9일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거리를 함께 걷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9일 보리스 존슨(왼쪽)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거리를 함께 걷고 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깜짝 방문’해 연대를 표시했다. 주요 7개국(G7) 지도자가 러시아와 교전 중인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난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사자와 같은 용기(courage of a lion)’를 보여줬다"며 찬사를 보내면서 군사ㆍ경제적 지원도 약속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인 집행위원회 수장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났다. 두 정상은 거리를 함께 걸으며 러시아 침공으로 피해를 입은 도심지 상황을 살폈고, 시민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존슨 총리의 우크라이나행(行)은 극도의 보안 속에 추진됐다. 러시아군의 암살 시도 등 안전을 우려한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는 유럽 정상들의 키이우 방문이 잇따르고 있지만, G7 지도자 가운데서는 그가 처음이다.

영국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에야 양국 정상의 만남을 공개했다. 안드리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차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두 정상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대화하는 사진을 게재했고, 영국 총리실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를 보이기 위해 존슨 총리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났다”고 밝혔다. 총리실 대변인은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의 장기적인 지원을 논의했다”며 “존슨 총리는 새로운 군사ㆍ경제적 지원책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존슨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120대의 장갑차와 새로운 대함 미사일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군사 원조는 1억 파운드(약 1,600억 원)에 달한다. 또 세계은행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출 보증을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로 늘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수입 관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보리스 존슨(왼쪽 첫 번째)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세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을 하고 있다. 키이우=EPA 연합뉴스

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보리스 존슨(왼쪽 첫 번째) 영국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세 번째)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을 하고 있다. 키이우=EPA 연합뉴스

존슨 총리는 이후 별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역경을 물리치고 수도 앞에서 러시아군을 몰아내 21세기 들어 가장 위대한 군사적 위업을 이뤘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신념의 정치가이자 뛰어난 군사전략가로 치켜세우며 “우크라이나인들이 사자의 용기를 보여줬는데, 젤렌스키가 그 사자의 포효를 들려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나는 오늘 영국이 이 계속되는 싸움에서 흔들림 없이 그들과 함께 서 있고, 우리가 장기적으로 그 싸움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도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자신의 SNS에서 존슨 총리를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가장 원칙적인 반대자이자,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고 우크라이나에 방어적 지원을 제공하는 지도자”라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8일에는 EU 수장이 우크라이나를 찾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요청을 명확하게 수신했다. 오늘 처음으로 긍정적 답변을 드리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EU 가입 절차에 쓰이는 질문지를 건네기도 했다.

EU 가입 신청국은 자국의 사회 제도나 경제 구조 등이 EU 기준에 부합하는지 등에 관해 평가한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문항이 수천 개에 이르기 때문에 질문지를 완성해 제출하는 데는 통상 수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EU가입은 ‘초고속’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영상 성명을 통해 “정부는 양질의 답변을 신속하게 준비하겠다”며 “1주일이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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