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일촉즉발 우크라 동부… "한시라도 빨리 대피하라"

입력
2022.04.06 23:30
구독

루한스크 주지사 "러, 돈바스 장악 준비"

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피란길에 나선 한 시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크라마토르스크=AFP 연합뉴스

5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피란길에 나선 한 시민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크라마토르스크=AFP 연합뉴스


“모든 주민들에게 간곡히 호소한다. 안전할 때, 버스와 기차가 있을 때 대피해달라.”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주(州)의 세르히 가이다이 주지사는 6일(현지시간)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군이 조만간 군대를 재편해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국이 주민 대피령을 내린 것이다. 돈바스는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로 이뤄져 있다

가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 측이 허락한다면 우리는 주민 한 명 한 명을 철수 거점까지 데리고 나올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까지 봤다시피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휴전을 항상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도 말했다. 언제 길이 막힐지 모르는 만큼 가능한 빨리 탈출하라고 강조한 셈이다.

그는 러시아군이 아직은 우크라이나군의 방어선을 완전히 뚫지 못했지만 진격로의 모든 인프라와 주거지를 파괴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대대적인 공세가 임박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러시아군은 루한스크 외곽 일부 지역에 거센 포격을 가하며 점령 범위를 서서히 넓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한스크주 서북부 도시 루비즈네의 경우 약 60%가 러시아군의 점령 아래 놓인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보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동부 돈바스 지역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실제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전선에서는 러시아군의 병력 철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이는 병력 재배치를 위한 작업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서방 국가들의 분석이다. 미 국방부는 철수한 러시아군 다수가 친러 국가이자 우크라이나의 북쪽 접경을 맞댄 벨라루스에 집결했다며, 이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재배치 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경주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