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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파괴된 마리우폴… "사람 살 수 없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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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에 포위된 채 집중 공격을 받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의 인도적 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도시 대부분이 처참하게 파괴되면서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인근 자포리자시(市)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추산으로는 12만 명의 주민이 여전히 도시에 남아있다”며 “현재 상황은 이미 인도적 재앙 수준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들은 지난 30일간 난방은 물론 물조차 쓰지 못했다”면서 현재 마리우폴을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주민들을 마리우폴에서 대피시키기 위해 여러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동부 친(親)러시아 반군 점령지인 돈바스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이 곳을 함락하면 크림반도와 돈바스를 연결하는 육로 회랑이 완성되는 까닭에, 러시아군도 사활을 걸고 공세를 펼쳐왔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래 한 달 넘게 지속한 집중 포격ㆍ공습으로 도시는 완전히 폐허가 됐다. 시 당국은 도시 90%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마리우폴 주민들의 피란을 돕고자 파견됐다가 러시아 측에 억류된 국제적십자사(ICRC) 구조대가 이날 석방됐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ICRC는 성명을 통해 구조대가 간밤에 풀려났다고 알리며 “우리와 구조대 가족들에게 매우 다행스러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ICRC 구조대는 전날 자포리자를 떠나 마리우폴 방향으로 가다가 마리우폴 서쪽으로 약 20㎞ 떨어진 마을 만후시에서 러시아 병력에 억류됐다. 구조대는 총 9명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ICRC 구조대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협상을 거쳐 구조대가 풀려났으며 우크라이나 정부 통제 아래 있는 자포리자로 다시 돌아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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