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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구독 전쟁'… 소니-MS 싸움에 난데없이 참전한 넷플릭스?

입력
2022.04.06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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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PS 플러스 서비스 확대개편
구독 시장서 앞서가는 MS에 맞불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PS) 플러스 서비스.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의 플레이스테이션(PS) 플러스 서비스.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

글로벌 게임업계에 '구독경제'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는 다수의 이용자 확보에 사활을 건 구독경제 경쟁에 올인할 태세다. 여기에 빅테크 플랫폼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도 구독경제를 둘러싼 게임시장 경쟁에 참전한 가운데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까지 기존 구독자를 활용한 게임사업 확대에 나섰다.

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최근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PS) 기반 게임 정기 구독서비스 ‘PS 플러스’ 확대 개편을 예고했다. 기존에 소니는 'PS 플러스'를 월 이용료 7,500원 요금제 하나로만 운영해 왔는데, 이를 △PS 플러스 에센셜 △PS 플러스 스페셜 △PS 플러스 프리미엄·디럭스 등 3가지로 나누고 최대 700여 개의 게임까지 제공, 이용자들을 소니의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이번 소니의 구독요금제 개편을 두고 게임 구독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MS에 위기의식을 느낀 소니가 적극적인 대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구독경제의 승패도 '선점 효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소니 입장에선 MS에 점유율을 더 내줄 경우 돌아올 승자 독식 현상으로 인한 후폭풍을 염려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게임 구독시장 점유율 60%... 앞서가는 M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 엑스박스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 엑스박스 홈페이지

MS는 자사의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 플랫폼에서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요금제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힌 데다, 월 1만1,900원의 '얼티밋' 서비스에 가입하면 최신 게임 등 거의 모든 인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지난해 9월 기준, MS 게임패스 구독자 수는 3,000만 명을 돌파했다. 최신 게임 이용이 제한적인 소니와 차별화된 정책으로 이용자들이 MS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암페어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콘솔 게임시장 규모는 72조8,000억 원에 달한 가운데 점유율 면에서 소니는 46%로 1위에 올랐다. MS는 25%로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구독게임 시장으로 한정지을 경우 MS의 점유율은 60%에 이른다. MS가 구독서비스를 발판 삼아 소니를 맹추격하는 형국이다.

MS는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지난 3년간 100조 원 이상을 투입해 베데스다와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초대형 게임사와 스튜디오를 잇달아 인수, 지식재산권(IP) 라인업까지 보강했다. 그동안 인기있는 독점 IP로 시장 선두를 내주지 않았던 소니로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구독자 2억 명' 넷플릭스도 게임 시장에 도전장

넷플릭스 게임 '기묘한 이야기: 1984'.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게임 '기묘한 이야기: 1984'. 넷플릭스 제공

소니와 MS의 대결 속에 2억2,0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도 게임사업 경쟁에 합류했다. 지난해부터 게임사들을 대거 인수한 넷플릭스는 응용소프트웨어(앱)를 통해 구독자를 대상으로 무료 게임을 배포하면서 확장 전략에 나서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매력도가 높은 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넷플릭스는 나이트스쿨스튜디오와 넥스트게임즈 등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만들어온 중소형 스튜디오를 집중적으로 인수,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IP 기반 게임을 출시하는 등 콘텐츠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넷플릭스의 선택에 대한 의구심도 팽배하다. 앞서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구글과 아마존도 사실상 실패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예전부터 게임 포트나이트를 경쟁자라고 밝혔을 만큼 스트리밍이 아닌 여가 플랫폼으로서 게임 사업 확장에 나선 것"이라며 "소니와 MS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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