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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차 학살’ 현장 찾은 젤렌스키 “러군, 민간인을 짐승보다 못하게 대했다”

입력
2022.04.05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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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러시아군 잔혹행위로 협상 어려워져"
전날 메르켈과 사르코지 작심 비판..."부차 학살 초래"
2008년 나토 회의에서 獨·佛 우크라 가입 반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부차=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 수도 키이우 외곽 부차를 방문해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 부차=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레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민간인 집단학살을 저지른 부차 현장을 방문해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짐승보다도 못하게 대했다”며 “러시아군이 저지른 잔혹행위로 러시아와의 협상은 더 어려워졌다”고 분노했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참사가 확인된 지 하루만인 이날 군인들과 마을을 찾아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세계가 알아야 한다”며 “러시아군이 여기서 민간인에게 저지른 일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차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하면서 그간 이 지역을 점령해온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전쟁범죄이며 국제사회에서 집단학살로 인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러시아의 전쟁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사법기구 창설을 승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맨 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4자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맨 왼쪽부터)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4자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부차 집단학살’이 전 세계에 보도된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가 독일과 프랑스의 반대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퇴짜를 놓은 지 14년째 되는 날이라고 언급하며 서방의 우유부단함이 현 상황을 초래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나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을 부차로 초청하고 싶다”며 “14년간 러시아에 양보한 정책이 무엇을 가져왔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볼 것을 주문한다”고 날을 세웠다.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2008년 4월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을 추진했지만 당시 독일과 프랑스가 러시아를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정치가들이 러시아에 말도 안 되는 공포심을 지니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실질적으로 거절하면 러시아를 달랠 수 있고 그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존중할 것으로 생각한 오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차 학살로 서방이나 누구를 탓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그 우유부단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대리인을 통해 “2008년 정상회의 결정을 지금도 지지한다”고 전했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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