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송영길 전 대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반발과 비판이 분출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송 전 대표가 대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한 지 얼마 안 돼 큰 선거의 후보를 자임한 데 대한 대국민 설명과 사과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의원도 같은 비판을 했다. 우상호 의원은 라디오에서 “유력한 전 당대표가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밖에서 참신한 사람이 들어오냐”고 지적했다. 대선 패배 지도부의 출마라는 이 무리수는 민주당이 쇄신과 변화를 이루지도, 유권자 심판의 의미를 성찰하지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민주당에 돌아올 것은 또 한번의 선거 패배와 차가운 민심일 것이다.
송 전 대표 측은 당을 위해 차출됐을 뿐 사리사욕은 없다지만 그 배경에 계파 다툼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문제다.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는 주장은 오직 이재명계에만 유효한 말이다. 계파 안에서만 인물을 찾으니 대안이 없고, 자기 세력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아닌가. 당 주류가 친문에서 이재명계로 바뀌었을 뿐 당내 이견을 억누르고 강성 목소리만 듣는 것에 변함이 없다면 대체 선거 패배에서 무슨 교훈을 얻은 것인가. 국민들이 뻔히 지켜보고 있는데도 구태를 보이는 게 놀라울 뿐이다.
민주당은 원칙을 쉽게 저버리면서 내로남불 이미지를 얻었고 독주하면서 지지를 잃었다. 이를 뼛속 깊이 성찰하고 근본부터 쇄신하는 게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이 해야 하는 일이었다. 당장 지방선거가 급하다는 이유로 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부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니 전 당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로 패착이 이어진다. 지방선거가 중요하다면 민주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강고한 정권심판론의 이유에 대해 반성하고, 표를 몰아준 청년 여성들의 민의를 수용하는 게 핵심이다. 쇄신에 성공하면 지방선거 승리는 저절로 따라온다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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