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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트랙, 시트콤의 숨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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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가 1939년 TV방송을 시작하면서 TV시대가 개막했지만 수상기 보급이 본격화한 것은 2차 대전 이후였다. 1950년대 TV는 라디오의 아성을 빠르게 허물며 대중화했고 그 선봉이 드라마, 특히 시트콤이었다.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 연기의 맛을 본 이들은 더 이상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문제는 배우와 관객의 단절, 즉 연기에 대한 현장 반응을 영상으로 전달하는 어려움이었다. 라디오의 경우 관객 앞에서 코미디 연기를 하면서 관객의 웃음소리를 함께 전달할 수 있었지만, 시청자를 모아 놓고 시트콤을 제작하기란 불가능했다. 라디오에서처럼 효과음을 별도로 더빙하는 시도가 이뤄졌지만,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는 것도 어려웠고 상황에 따라 다양한 웃음소리를 재현하는 것도 어려웠다. 킥킥거려야 할 때 박장대소하는 것도 흐느끼듯 웃는 것도 부자연스러웠다. 어렵사리 생방송 코미디를 진행할 때도 제작자 의도대로 웃음이 터지지 않을 때가 잦았고, 너무 오래 웃음이 이어지는 것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네바다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2차 대전 때 미 해군으로 참전해 전함 레이더 장비 기술을 익힌 뒤 CBS 음향기술자로 취직한 찰리 더글러스(Charley Douglass, 1910.1.2~ 2003.4.8)의 숙제가 그거였다. 여러 다양한 시도 끝에 그는 1950년대 초 '랩 박스(laff box)', 즉 웃음 상자를 개발했다. 웃음소리와 흐느끼는 소리, 신음소리, 상황에 따른 감탄사 등 다양한 소리를 현장에서 녹음해 타자기처럼 생긴 기기에 저장한 뒤 키를 눌러 원하는 소리를 재생하고 오르간 페달 같은 장치로 재생 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도록 만든 기계였다. 그의 시도는 대성공을 거뒀고, 그는 1960년대 초 웃음트랙 사업체를 설립해 독립했다. 그는 TV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1992년 에미상 기술상을 탔다.
웃음 트랙은 '시청자에 대한 기만'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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