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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풀고 기술 조인 미국…러시아 경제 압박해도 제재 구멍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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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러시아의 경제 숨통을 옥죄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비축했던 기름을 풀어 미국 유가를 잡으면서 러시아의 에너지산업 몸통을 노렸고, 러시아 산업의 손발이 되는 반도체와 항공 분야 핵심 기업을 제재 목록에 추가했다. 하지만 러시아 루블화는 회복세이고, 에너지 판매 역시 중단되지 않는 등 대러 제재망에 구멍이 여전해 미국이 고심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 이후 유가 상승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향후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방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또 “우리 동맹이 얼마나 많은 양을 방출할지 기다린다”며 3,000만~5,000만 배럴이 추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악관은 “이번 방출 규모는 전례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 석유ㆍ천연가스 업계가 시추를 위해 허가를 받고도 사용하지 않는 땅에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의회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원유와 가스 생산을 늘려 러시아산 금수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기업을 겨냥한 제재 방안도 계속해서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 미크론을 비롯해 항공, 해운, 전자 분야 기업 21곳과 개인 13명을 새로운 제재 명단에 포함했다고 밝혔다. 미크론은 러시아 초소형 전자부품 수출 물량의 5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미 상무부도 1일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기업 120곳을 수출 제재 명단에 올렸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의 대대적인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는 선방 중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러시아 외환시장에서 미국 1달러 대비 루블화는 지난달 31일 기준 81.75루블을 기록했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서방의 제재가 본격화한 뒤 달러당 150루블까지 치솟았던 루블화 가치가 다시 침공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는 1일부터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만 받겠다고 하면서 루블화 가치 인위적 상승을 꾀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경제의 최대 생명줄인 유럽에 대한 에너지 판매도 중단되지 않았고, 러시아 증권시장도 재개장하는 등 대러 제재 초기 효과가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결국 미국 경제제재 실무를 총괄하는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이 유럽 각국을 돌며 러시아 경제 포위망을 점검해야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동에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러시아 원유를 지난 한 달 새 1,300만 배럴이나 사들이는 등 제재망 최대 구멍이 된 인도에는 달리피 싱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급파됐다. 인도는 지난해 1년 동안 러시아에서 1,600만 배럴의 원유를 도입했는데 우크라이나 침공 후 할인 가격으로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 구매하면서 서방의 러시아 에너지 제재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싱 부보좌관은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레드라인을 설정할 생각은 없지만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매입을 크게 늘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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