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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중국-EU 화상 정상회의...우크라이나 사태 첫 공방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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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유럽연합(EU)이 4월 1일 화상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양자 간 소통하는 자리다. 유럽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중국을 향한 '맹공'을 예고한 반면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중국-EU 간 관계에 영향을 끼쳐선 안 된다"며 방어적 태도를 나타냈다.
중국과 EU이사회는 30일(현지시간) "제23차 중국-EU 정상회의가 내달 1일 화상으로 개최된다"고 발표했다. 중국 측에선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EU 측에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이 각각 참가한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회의 뒤 EU 측과 별도로 통화할 예정이다.
EU 이사회는 "이번 회의의 핵심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관여, 러시아의 침략이 조성한 심각한 인도적 위기 등"이라고 미리 못 박았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표면적으로는 중립을 지키고 있으나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까지 깨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를 더욱 압박해 중러 협력 수준은 물론 러시아의 전쟁 의지까지 약화시키겠다는 게 EU의 목표다. EU측의 한 고위 외교관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EU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무장시키거나 (서방의)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이는 EU와 중국 간 관계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까지 확대된 중국과 EU 간 교역 수준과 범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따라 다시 후퇴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던지겠다는 뜻이다. 미국 CNBC도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당초 이번 회의는 '작은 계획'을 발표하는 수준으로 계획됐지만 지금은 상황은 바뀌었다"며 "중국이 러시아를 돕는다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는 게 핵심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의 으름장에 중국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는 쪽은 미국"이라며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유럽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자제해 왔다. 가뜩이나 'EU-중국 간 포괄적 투자협정(CAI)'이 정치적 갈등으로 보류되면서 애가 타는 마당에 EU와의 악재를 더 키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31일 "우크라이나 위기 상황과 중국-EU 간 미래를 연결시키려는 일부 목소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우크라이나 문제는 중-EU 관계의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중국과 유럽이 해야 할 일은 공통의 관심사를 찾아 양국 관계의 정상적이고 건강한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EU 관계를 분리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유럽의 노여움을 의식한 듯한 중국 태도는 중·러 외교장관회담에서도 드러났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전날 안후이성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했다. 중국이 강조해온 "한계가 없는 중러 간 협력"을 강조할 수 있는 기회지만, "새 시대에 중러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용의가 있다"는 등 원론적 수준에 그친 왕 부장의 발언만 전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를 별도 기사로 소개하지 않고 같은 날 열린 중-파키스탄 외교장관 회담과 묶는 형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EU 정상과의 대화가 예정된 만큼 유럽 여론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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