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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 함락 임박한 듯… “남은 16만 주민 살려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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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폴이 점령군 손에 들어갔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이 사실상 러시아군에 넘어갔거나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까지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던 시당국은 “이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완전히’ 대피할 수 있도록 러시아군에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TV 인터뷰에서 “모든 것이 우리 권한 아래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불행히도 오늘 우리는 점령군 손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항복 선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러시아군 공격으로부터 도시를 방어하기가 더는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친(親)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남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은 이달 1일부터 러시아군에 완전히 포위된 채 무차별 공격을 받아 왔다. 현지 언론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27일까지 마리우폴에서 주거용 건물 90%가 파괴됐고, 어린이 210명을 포함해 주민 5,0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리우폴 전체 인구 약 45만 명 중 14만 명이 개전 직후 피란길에 올랐고, 러시아군이 본격적으로 공격을 시작한 이후에는 15만 명이 도시를 탈출했다. 아직 피란을 떠나지 못한 주민 수는 약 16만 명으로 파악됐다. 남은 주민들은 눈을 녹여 식수를 마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인도주의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거리에는 미처 수습하지 못한 시신들도 나뒹굴고 있다.
보이첸코 시장은 “마리우폴은 물도, 전기도, 난방도, 통신도 없어 생존이 불가능한 곳”이라며 “오늘 우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모든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모든 주민을 마리우폴 밖으로 대피시키지 않으면 인도주의 대참사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이첸코 시장은 “피란민을 위한 버스 26대를 준비해 뒀으나 러시아군이 안전한 통로를 열어주는 데 동의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영웅적인 운전기사들이 마리우폴 주민들을 데리러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화상 연설에서 “마리우폴 상황은 인도주의 재앙”이라며 비통해했다. 또 “러시아군이 어린이 2,000명 이상을 러시아로 데려갔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인 강제 이송을 비판했다.
영국 국방부도 이날 발표한 우크라이나 전황 보고서에서 “마리우폴에서 격렬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아조프해와 접한 마리우폴 남부 대다수 지역에서 입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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