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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 이전 협조" 文·尹 회동, 협치 디딤돌 돼야

입력
2022.03.29 04:30
27면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으로 가장 늦은 신구 권력 간 만남이다. 그간 인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여러 사안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양측이 이날 회동에서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밝혀 국민적 불안을 야기했던 신구 권력 충돌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5시 59분에 청와대 녹지원에서 만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후 8시 50분까지 총 2시간 51분간 회동했다. 늦은 만남이었으나 회동 시간만은 역대 가장 길었다. 만찬에 배석했던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화기애애하게 흉금을 터놓고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이 “많이 도와달라”고 하자 문 대통령도 “저의 경험을 많이 활용해달라. 돕겠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의 역점 과제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이전 지역에 대한 판단은 차기 정부 몫이라 생각하고, 지금 정부는 정확한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살펴 협조하겠다”고 밝힌 것은 양측 간 갈등을 해소하는 기폭제가 될 만하다. 집무실 이전 예산을 정부 예비비로 편성하는 과정에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의한다면 양측 간 신뢰 형성의 큰 계기가 될 수 있다. 양측은 추경과 정권말 인사 등에서도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정당 간의 경쟁은 할 수 있어도 대통령 간의 성공 기원은 인지상정”이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대로 서로의 불신을 씻어낸다면 정권교체 후에도 신구 권력이 협력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윤 당선인이 “국정은 축적의 산물이다. 잘된 정책은 계승하고 미진한 정책은 개선해 나가겠다”며 전임 정부를 전면 부정하지 않은 것도 향후 여소야대 정국에서 필수적인 협치의 발판이 될 수 있다. 0.7% 표차의 아슬아슬한 대선 결과로 여야 간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날 회동이 국민 통합과 여야 협치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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