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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보다 높이 솟구친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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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 레오 톨스토이, 제임스 조이스, 마르셸 프루스트, W.H 오든, 버지니아 울프, 가르시아 로르카,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조지 오웰, 베르톨트 브레히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그레이엄 그린.... 20세기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저들은 모두, 정치인 윈스턴 처칠과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받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한 이들이다. 그 누락은, 노벨문학상의 위상과 가치를 평가절하하는 이들에겐 상의 한계를 보여주는 구체적 물증이었고, 수많은 미수상 작가들에게는 자족적 위안의 근거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21세기 들어 거의 매년 후보 명단에 들던 미국 작가 필립 로스(1933~2018)도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 못한 채 연전 작고했다. 노벨문학상은 생존 작가에게만 주어지는 상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노벨상의 이런저런 서사들 속에 오래도록 거론될 가능성이 높은 생존 작가들 가운데, 가장 연장자는 오늘로 만 93세가 된 체코슬로바키아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 1929.4.1~)다. 냉전기 체코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프랑스로 망명한 쿤데라는 '농담'(1967)과 '웃음과 망각의 책'(1979),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1984), '불멸'(1990), '향수(2000)' 등 일련의 작품으로 사회주의와 전체주의를 풍자하며 인간의 실존적 가치와 철학적 의미를 치열하게 궁구했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획득한 작가로 평가받아 왔다. 세계의 문학 애호가들도 매년 노벨상 후보들이 거론될 때마다, 도박사들이 베팅 시트에 나열한 이름들과 별개로, 저마다 후보들을 거론하며 맨 앞자리에 쿤데라의 이름을 올리곤 했다.
생물학적 시간이 소진돼가는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또 다른 작가로는 '시녀 이야기'의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1939~)가 있다. 살만 루슈디(1947~)나 무라카미 하루키(1949~)는 아직은 시간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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