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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권좌 남을 수 없어” 폴란드 간 바이든, 러 압박 고삐 조였다

입력
2022.03.27 18: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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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러시아 맞선 우크라이나 지원 나서
美, 1억 달러 추가 제공...러 기술기업 제재 추진
러 "우리 국민이 선택" 반박...르비우 로켓 포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폴란드 바르샤바 궁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폴란드 바르샤바 궁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제발, 이 남자는 권좌에 남아 있을 수 없다. (For God’s sake, this man cannot remain in power.)”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국 폴란드에서 연설을 통해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정권 교체 추진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더해 관심을 모았다. 미국은 또 1억 달러(약 1,200억 원)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과 러시아 기술 기업 제재 카드도 꺼내 들었다. 러시아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하고 폴란드와 가까운 우크라이나 르비우에 로켓 공격을 가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25일부터 폴란드를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수도 바르샤바에서 유럽 순방 마지막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오늘날 러시아는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자신의 나라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그렇게 하려 했다”며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탈나치화’한다고 뻔뻔하게 말하는데 이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전쟁을 선택한 것에는 어떤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며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는 이미 전략적으로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영토로 (러시아군이) 단 1인치라도 이동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경고도 남겼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권좌에 남아 있을 수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미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은 더는 러시아 지도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며 “미국의 러시아 접근법에 있어 중대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 퇴진 시도가 미국의 정책 목표라는 해석이 이어지자 미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는 “해당 발언 요지는 푸틴 대통령이 이웃 국가나 지역에 권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권좌나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이야기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그것은 바이든씨가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오직 러시아 연방 국민의 선택”이라고 반박했다.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26일 폴란드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조 바이든(오른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26일 폴란드 바르샤바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외교·국방장관 2+2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바르샤바=AP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귀국 직전까지 우크라이나를 챙겼다. 이날 바르샤바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외교ㆍ국방장관 2+2 회담 자리에 바이든 대통령이 깜짝 참석해 40분간 이들과 함께 현 상황을 논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동하기 힘들어 정상회담을 갖지 못한 만큼 2+2 회담 참석을 통해 간접적으로 미국의 지원 의사를 전달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폴란드로 대피한 우크라이나 피란민들도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을 ‘학살자(butcher)’라고 지칭했다.

앞서 25일에는 폴란드에 파병된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장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폴란드에는 미군 1만500명이 배치돼 있다. 피란민 구호단체 간담회에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1989년 중국 텐안먼 광장 사건에 비유했다.

미 국무부는 1억 달러의 민간 부문 안보 자금을 우크라이나에 추가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군과 정보기관에 물자, 서비스, 기술 등을 제공하는 러시아 회사 대상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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