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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키이우서 최대 70㎞ 러시아군 밀어내... 러, 생화학무기 사용 우려

입력
2022.03.25 18:55
수정
2022.03.2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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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동쪽 밀어내기... 남부선 보급 차단
키이우 북부 이르핀 등 양측 치열한 교전
러, 하르키우 쇼핑몰 폭격… 최소 6명 사망
바이든 “러 화학무기 사용시 대응 촉발”

우크라이나군의 한 병사가 하루키우에서 24일 전투 후 파괴된 러시아군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하르키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군의 한 병사가 하루키우에서 24일 전투 후 파괴된 러시아군의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하르키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의 동쪽과 국토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역공을 펼치고 있다. 키이우 주변에서 지상군 진격이 정체된 러시아군은 외곽의 주요 연료 저장시설을 파괴하며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에 부딪힌 러시아군이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키이우 동쪽에서 영토를 탈환하며 전투에서 진전을 이뤘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TV 브리핑에서 "(키이우) 일부 구역에선 70㎞, 일부 구역에선 35㎞까지 러시아군을 밀어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지 못해 전투 행위가 느려졌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남부에서도 반격은 강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전날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아조우해 베르댠스크에서 보급품을 실은 러시아 흑해 함대 소속 대형 상륙선 오르스크호를 격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날 항구의 탄약고 등 ‘고가치 표적’을 집중공략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군의 보급 차단으로 공격 능력을 감소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작전을 편다는 게 영국 일간 가디언의 분석이다.

하지만 러시아군의 공세는 여전히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AFP,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고르 코나센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이날 오후 해상에서 '칼리브르 함대지 초정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며 "키이우 인근 칼리니우카 마을의 연료 저장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탈환한 것으로 알려진 키이우 북부 이르핀을 비롯해 부카, 호스토멜 등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을 비롯한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는 중이다. 특히 제2의 도시인 동부 하르키우에서는 쇼핑몰 주차장에 러시아군의 미사일이 떨어져 최소 6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 하르키우주 이즈윰도 러시아의 폭격ㆍ포격으로 도시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다.

역공을 마주한 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 사용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남부 미콜라이우 인근에 주둔하는 러시아군 감청 내용을 토대로 러시아 병력 상당수가 동상에 시달리고, 연료ㆍ탄약 등 물자 부족으로 사기 저하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화학무기나 최악의 경우 핵무기 카드를 집어 들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제한적인 형태로 일부 인적이 드문 곳부터 전술 핵무기를 터뜨려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으로 초토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인을 떠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와 별도로 우크라이나 주민 수십만 명이 러시아로 강제 이주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 의회 류드밀라 데니소바 인권감독관은 자국민 40만2,000명이 자의에 반해 러시아 영토로 이주당했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CNN은 유엔인권사무소(OHCHR)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이 최소 1,035명 사망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날 오전 기준 어린이 135명이 사망하고 184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일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주요 7개국(G7)·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대응을 촉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진짜 위협”이라고 한 데 이은 것이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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