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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에 맞섰던 ‘체첸 민족의 울분’ 우크라 원정으로... 친러 정부군 vs 반러 망명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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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4년부터 2009년까지의 러시아-체첸 전쟁에서 불거졌던 체첸 내부 갈등이 우크라이나에서 계속되는 모습이다. 친(親)러시아 성향 체첸공화국군이 러시아와 손잡고 우크라이나 침략 선봉에 선 반면, 러시아에 의해 체첸에서 축출당했던 반군 세력도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 전투에 뛰어들었다. 후자의 경우 러시아에 맞섰던 체첸 민족의 울분이 우크라이나 원정 지원으로 나타난 것이다. 타지의 전장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체첸의 운명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는 24일(현지시간) 타타르 무슬림 등 또 다른 체첸인들이 우크라이나 방어에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전장이 바뀌었을 뿐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DW에 따르면 체첸에서 추방된 아담 오스마예프가 이끄는 ‘두다예프 대대’와 셰이크 체베블로예프스키가 지휘하는 ‘셰이크 만수르 대대’가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과 함께 활약하고 있다. 특히 오스마예프는 지난 2013년 푸틴 암살 음모 혐의로 1년 동안 투옥됐다가 석방된 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와 싸워 온 것으로 전해졌다. DW는 이들 부대의 정확한 병력 수는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부대원 대다수는 지난 2003년 체첸 전쟁이 끝난 뒤 체첸을 떠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카디로프 수반의 철권 통치를 피해 망명길에 오른 사람들도 상당하다고 DW는 덧붙였다.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던 체첸인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나선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을 대상으로 시도했던 ‘식민 정책’이 우크라이나에서 재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라는 지적이다. 알베르트 비니나치빌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정치학 교수는 DW에 “독립적인 우크라이나를 통제하려는 모스크바의 시도는 러시아 식민 정책에 맞선 독립 투쟁을 기억하는 많은 체첸인들의 마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마라트 일리야소프 리투아니아 비타우타스마그누스대 연구원은 “체첸인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체첸 전쟁의 연속으로 간주한다”며 “체첸 땅에서 달성할 수 없었던, ‘악’에 대한 궁극적인 승리에 기여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체첸 군벌이자 푸틴 대통령의 동맹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공화국 수반이 이끄는 체첸정부군도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다. CNN에 따르면 카디로프 수반은 전날 돈바스와 크림반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 마리우폴에서 체첸군이 우크라이나군과 시가전을 벌이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체첸군은 용감한 전사들”이라며 공격을 받는 순간에도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고 떠벌렸다고 CNN은 덧붙였다. DW는 일부 군사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카디로프의 허풍”이라며 체첸군의 활약상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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