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용산 이전' 문 대통령 제동에 국방부 '안도'… 윤 당선인은 강행 입장

입력
2022.03.22 13:40
수정
2022.03.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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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건물(왼쪽)과 국방부 청사. 연합뉴스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건물(왼쪽)과 국방부 청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 공백’을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5월 10일 집무실 용산 이전’에 제동을 걸면서 국방부는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제시한 시간표에 따라 3월 안에 국방부 청사를 비우는 것도, 대체 공간에 곧바로 입주하는 것도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윤 당선인이 취임 직후라도 용산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라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구했다"... 일단 한시름 놓아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방부는 22일 이사 관련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 인수위가 청와대 이전에 소요되는 예비비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국방부도 이사에 필요한 최소 비용을 마련할 수 없다. 인수위가 추산한 집무실 이전비 496억 원은 현 정부 국무회의 승인 사항이다. 청와대는 전날 “어느 때보다 안보 역량 결집이 필요한 정부 교체기”라며 “준비되지 않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 등의 이전은 안보 공백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의 구상을 실현하려면 국방부와 합참이 잇따라 이사를 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군통수권자인 문 대통령의 추인이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뿔뿔이 흩어질 위기에 놓였던 국방부는 한시름 놓았다. 당장 국방부 안에서는 “문 대통령이 우리를 구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앞서 국방부 시설본부 관계자는 18일 현장을 답사한 인수위 측에 “사다리차를 못 대는 건물 특성상 10개층 이사에 20일 동안 24시간 풀가동해야 짐을 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청와대가 들어오면) 이전할 가용공간을 찾기 어려워 업무 지연이 우려된다”고 했지만 인수위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방부 "3월 말까지 이사 불가능"

서욱(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서욱(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방부의 당혹감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현안보고 자료에도 적시됐다. 보고 자료에 따르면 인수위는 윤 당선인의 대선 승리 나흘 만인 14일 국방부에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전제로 국방부 본관동을 비울 수 있는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튿날엔 “3월 31일까지 이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에 국방부는 “국방부 영내에는 16개 부대, 6,500명이 근무하고 있어 기존 사무실에서 이전에 필요한 가용공간을 모두 찾는 것은 제한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사를 위한 계약소요에 2일, 이사에 실제 소요되는 최소 기간인 4주를 고려하면 3월 말까지 국방부 본관동을 모두 이사하는 것은 제한된다”는 의견을 냈다.

국방부가 제출한 ‘가용 공간 우선 배치안’을 보면, 청와대 이전으로 국방부는 합참과 별관, 근무지원단, 육군회관, 국방컨벤션, 시설본부, 후암동 옛 방위사업청 건물 등으로 쪼개진다. 국방부 일부 조직이 이동하는 합참과 부대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하다. 인수위는 합참은 남태령 수도방위사령부로, 국방부는 과천으로 이전 및 신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문제는 인수위가 최초 제시한 496억 원에는 이런 이전 비용이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수위는 21일 “합참이 남태령으로 옮기는 경우 새 청사는 1,200억 원 정도면 (신축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하루 만에 이전 비용이 1,200억 원 급증한 것이다. 그만큼 비용 산정도 졸속일 가능성이 크다.

정승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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