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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분의 1? 돈 더 내라" 넷플릭스 요금 인상 움직임에...소비자는 '부글부글'

입력
2022.03.22 20:00
수정
2022.03.2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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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외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 부과 시범 운영
이용자 부담 늘어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피클플러스·링키드 등 구독 공유 플랫폼은 인기

넷플릭스. 로이터 연합뉴스

넷플릭스. 로이터 연합뉴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에서 수익성 강화 정책으로 꺼내든 '계정 공유' 단속에 이용자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 이용자들에게 추가 요금 부과 방식의 시범 테스트에 들어가자, 넷플릭스의 상업성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개를 들면서다.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선 "월 요금 인상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계정 공유까지 막느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망사용료 미지급 문제로 SK브로드밴드와 법정 공방 중인 넷플릭스 지난해 11월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구독료를 최대 17.2% 인상한 바 있다.

OTT 이용자의 87%가 '계정 공유' 쓰는데...

지난 1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넷플릭스 스튜디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지난 1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넷플릭스 스튜디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2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칠레와 코스타리카, 페루 등 남미 3개 국가에서 가족 외에 계정을 공유할 경우 추가 요금 부과 방식의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 최대 4명(스탠더드 요금제 2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넷플릭스의 프리미엄 요금제에선 가족 외에 최대 2명까지 추가할 수 있는데, 대신 1명당 약 2.99달러(약 3,000원)를 별도로 부과하겠다는 게 넷플릭스의 새로운 방침이다.

현재 이용약관상 넷플릭스 계정은 가족 구성원 간에만 공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동안 이용자들은 최대 4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친구, 지인 등과 함께 요금을 나눠 내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사용해왔다. 월 요금 1만7,000원(프리미엄 기준)만 놓고 보면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지만 디즈니플러스와 티빙, 왓챠 등 독점작을 무기로 내세운 OTT가 늘어나면서 모든 플랫폼 이용료를 한 명이 지불하기엔 버거운 게 현실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OTT 이용자의 87.2%가 유료 계정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 계정 공유의 이유로 가장 많은 42.5%가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혼자서 6개(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왓챠, 티빙, 웨이브, 라프텔)의 OTT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월 평균 요금은 8만 원이지만, 계정 공유를 할 경우 월 2만 원대까지 저렴해진다.

가입자 성장은 주춤, 콘텐츠 비용은 증가... 넷플릭스의 잇따른 요금 인상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11월 국내 론칭을 알렸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디즈니플러스가 지난해 11월 국내 론칭을 알렸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제공

넷플릭스의 이 같은 요금 정책 변화 배경엔 최근 급속하게 악화된 수익성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2억 명 규모의 가입자 성장은 둔화된 반면 콘텐츠 투자 비용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700달러(85만 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도 3월 현재, 300달러(36만 원) 중후반대로 추락했다. 이 가운데 경쟁사인 디즈니플러스에선 올해 콘텐츠 투자에 39조 원에 쏟아붓겠다고 공언하는 등 업계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OTT 업계 터줏대감인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 유료화에 나선 만큼, 후발 주자들의 릴레이 요금 인상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한 직후, 구독 경제를 표방한 토종 OTT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티빙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했고, 쿠팡은 쿠팡플레이와 연동된 멤버십 가격을 올렸다.

계정 공유가 공식 서비스로... "'n분의 1' 대신 해주는 플랫폼 늘어난다"

구독 공유 플랫폼 링키드. 링키드 홈페이지 캡처

구독 공유 플랫폼 링키드. 링키드 홈페이지 캡처

구독경제 플랫폼 업계의 연이은 가격 인상에, 구독료를 자동으로 'n분의 1' 해주는 계정 공유 플랫폼 시장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계정 공유의 경우 소액사기의 위험성이 다분하고, 구독 해지 및 환불 절차도 어려워 플랫폼이 일정 수수료를 받는 대신 안전을 담보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선 피클플러스와 링키드가 대표적인 계정 공유 플랫폼으로 꼽힌다. 최근 2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피클플러스는 자동으로 공유 이용자를 모으고, 요금 정산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구독 공유 플랫폼'를 표방한 링키드는 OTT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365, 닌텐도 등 다양한 플랫폼의 계정 공유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투게더프라이스, 스플릿, 겜스고 등의 플랫폼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석준 피클플러스 대표는 "넷플릭스의 추가 요금 부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계정 공유가 약관에 포함돼 정규 서비스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계정 공유 플랫폼들의 서비스도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혜선 링키드 공동창업자도 "링키드의 경우 최초 개발시점부터 시스템 유연성을 확보, 공유 수요가 있는 서비스라면 무엇이든 공유할 수 있게 디자인돼있다"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구독 공유 플랫폼을 소비자도 많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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