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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도우면 후과" "제재는 손실 초래"...바이든-시진핑 2시간 담판 결과는?

입력
2022.03.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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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정상, 우크라이나 침공 두고 110분 화상 통화
바이든, 중국의 러시아 군사장비 지원 차단 주력
시진핑, 러 제재 문제점 지적...우크라이나 평화 강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 백악관 상황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통화를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첫 화상 통화를 했다. 중국의 러시아 지원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 강도를 두고 두 정상은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미중 양국은 추가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중국의 러시아 지원 여부 결정이 향후 미중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세에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이날 오전 9시 3분부터 10시 53분까지 110분간 대화를 나눴다. 회담은 화상통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4번째,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의 미중 정상 통화였다.

바이든 "러시아 지원할 경우 후과에 직면"

회담 후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대화는 러시아의 정당하지 못한 (우크라이나) 침공에 초점을 맞췄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인을 상대로 잔인한 공격을 가하는 러시아에 중국이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의 영향과 결과를 설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통화에서 러시아의 침공에 대한 전 세계의 대응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현 시점에 러시아를 돕는 자에게는 후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차원의 후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은 앞으로 며칠, 몇 주 동안 중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은 병참과 무기 부족 문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진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황이 복잡해지는 만큼 미국은 이를 지켜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가 중국에 지대공미사일, 드론, 정보 관련 장비, 장갑차, 물류 및 지원용 차량 등 5가지 종류 장비를 요청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전투식량도 지원 요청 목록에 있었다는 미 CNN 보도가 나오는 등 파장은 이어지고 있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통화를 하는 모습을 중국 신화통신이 18일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통화를 하는 모습을 중국 신화통신이 18일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시진핑 "우크라이나 위기 보고 싶지 않아"

미국의 압박에도 시 주석은 러시아 제재 완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전면적이고 무차별적인 제재는 인민을 고통스럽게 할 뿐”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제재가) 심화하면 세계 경제, 무역, 금융, 에너지, 식품, 산업, 공급망에 심각한 위기를 촉발해 이미 쇠약한 세계 경제를 손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상황 진정도 촉구했다. 시 주석은 “국가와 국가의 관계는 군사 대치 단계로 가서는 안 된다”며 “충돌과 대치는 누구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CCTV가 보도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는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중국이 국제법과 보편적인 국제관계 규범을 지지하고 유엔 헌장을 준수한다는 뜻도 밝혔다.

미중 정상 통화에서는 대만 문제도 의제가 됐다. 시 주석은 “미국 일각에서 대만 독립 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며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루면 양국 관계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미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대만관계법에 따라 하나의 중국 정책을 약속한다는 점을 반복했고, 대만해협에서 중국의 강압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에 관한 우려도 강조했다”라고 전했다.

양제츠(왼쪽 첫 번째)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첫 번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로마=신화통신 연합뉴스

양제츠(왼쪽 첫 번째)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첫 번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와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로마=신화통신 연합뉴스


두 정상이 화상통화에서 양국 실무진에게 이번 통화 후속대화를 이어갈 것을 지시함에 따라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양제츠 중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간 대화 라인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설리번 보좌관과 양제츠 정치국원은 14일 이탈리아 로마 7시간 담판을 진행했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이 러시아와 중국 간 군사장비 지원 문제 협의 상황을 보도하고 미 당국자들이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대가를 치를 것”(설리번 보좌관)이라고 경고하는 등 미중 간 긴장이 누적돼 왔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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