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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전쟁 종식 중재국으로 급부상... 러-우크라 정상회담도 성사 시킬까

입력
2022.03.18 14:37
수정
2022.03.18 14:47
11면

터키 대통령 "이스탄불서 만나자" 푸틴 거듭 설득
'회담 필요성 인정' 푸틴, 영토 문제 논의 전제 달아

지난 2021년 9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바데일리 캡처

지난 2021년 9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왼쪽) 터키 대통령이 러시아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바데일리 캡처

전쟁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와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터키가 전쟁 종식을 위한 중재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을 자신의 중재 아래 터키에서 개최, 휴전까지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양국 정상들도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어 터키의 평화 중재가 현실화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사바데일리 등 터키 현지매체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해 "(터키의) 이스탄불 혹은 앙카라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만나 휴전을 위한 대화를 진행하자"고 설득했다. 6일 푸틴 대통령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위해 터키가 양국 사이에서 노력하겠다"고 한 약속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6일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양국 정상회담 진행에 대한 긍정적 답변을 이미 받아 놓은 상태다.

푸틴 대통령도 양국 정상회담 필요성은 인정했다. 다만 그는 "회담 진행을 위해선 두 가지 전제조건에 대한 사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첫 번째 조건은 우크라이나 중립국 설정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 불가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의 군비 축소도 주장하고 있다. 두 번째 조건은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활동하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독립 등 영토 문제 해결이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를 경청한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 수석고문은 BBC와 인터뷰에서 "(건강이상설이 있는) 푸틴 대통령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회담 조건을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푸틴 대통령이) 영토 문제의 세부적 합의 조건까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이미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 특히 푸틴 대통령의 참여 의지가 확인되면서 정상회담 성사의 관건은 중립국화 방법과 영토 문제로 귀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앞서 중립국화 및 나토 비가입에 대해선 동의했지만, 러시아가 요구하는 비무장 중립국은 안 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돈바스 등 자국 영토를 러시아에 순순히 넘기는 것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긴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그러나 터키의 중재로 회담이 성사될 경우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두 정상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터키는 앞서 10일 우크라이나-러시아 외무장관 회담도 주선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나토 가입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 영국과 함께 터키도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제의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바데일리 캡처

지난 2020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바데일리 캡처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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