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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獨 의회서 "장벽 허물어 달라... 최선 다 해 달라"

입력
2022.03.1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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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독일 의회 동영상 연설 후 독일 의원들이 기립해 박수를 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1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독일 의회 동영상 연설 후 독일 의원들이 기립해 박수를 치고 있다. 베를린=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2차 대전 시기 ‘적국’이었던 독일 의회에서 17일(현지시간) 동영상 연설을 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미국 의회 화상 연설에 이어 서방 국가에 대한 요청의 일환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베를린 연방의회에 동영상으로 실시간 중계된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주 만에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사망했다”며 “서방에서 일부 도움이 있었지만, 서방과 우크라이나 간에는 장벽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서방은 베를린 장벽은 아닌, 또 다른 장벽 뒤에 머물며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가입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울분을 토로했다. 특히 그간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독일에 대해서도 실망한 기색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수 년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거절됐고, 독일은 우크라이나가 항상 자국을 향한 무기라고 지목했던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2도 중단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가입도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모든 것은 새로운 장벽을 이루는 주춧돌이 됐다고 언급하며 재차 "장벽을 허물자"며 더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냉전 말기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상기시킨 셈이다. 또 지금까지의 지원에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현 상황에서 러시아 사업을 중단한 기업들을 비롯, 경제적 이익보다 도의를 중시하는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독일 의회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마음속 깊이 동의한 모습이라는 평가다. 하원의원들은 그의 연설 이후 기립박수를 보냈으며 카트린 괴링 데카르트 부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일으키면서 우리의 평화질서도 공격했다”면서 우크라이나어로 "함께라면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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