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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로 외부 자극에도 '무반응' 우크라 아이들…치료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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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침공이 장기화하며 우크라이나 아이들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의사들은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하지만, 공격을 피해 매일 거처를 옮기는 처지라 한 번의 치료도 어려운 상황이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현지 의사들의 소견을 인용해 아이들이 상당한 스트레스와 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러시아의 전면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 영문도 모른 채 집을 떠나 지하철 역사 등 열악한 피란처와 해외의 난민 쉼터를 떠돌고 있다. 미사일 공격과 포성, 탱크 등 물리적 폭력을 보고 듣는 것도 아이들에게 심각한 트라우마(심리적 외상)를 남기고 있다. 폴 와이즈 스탠퍼드대 소아과 교수는 "아이들은 신체적 외상뿐 아니라 심리적 외상에도 굉장히 취약해 오랫동안 정신적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미국 abc뉴스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미 아이들에게서 전쟁으로 인한 다양한 트라우마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오소냐 비정부기구에서 일하는 심리학자 빅터 발란딘은 "외부 자극에 얼어붙어 아예 반응하지 못하는 긴장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을 봤다"며 "이런 아이들 다수가 말을 하지 못하거나 손가락조차 움직이지 못하고 굳어 있다"고 설명했다.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일반적인 스트레스 반응을 보이는 대신 침묵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잭 숀코프 하버드대 아동발달센터 소장은 "이런 아이들을 보고 '잘 견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내면화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가 받는 스트레스도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외부 상황을 혼자 이해하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은 부모의 반응에 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총동원령으로 징집돼 갑자기 떨어지게 된 아버지의 부재가 아이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는다.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에게도 불안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아이의 정신 건강을 위해선 부모의 건강도 관리받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아이들의 치료를 위해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지만, 매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거처를 옮겨 다니는 상황에선 여의치 않다. 대신 시민들은 아이들에게 전과 같은 일상을 일부라도 되찾아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의 프랑코 박물관 관장 보단 티콜로츠는 매일 심리학자, 예술가, 교사들과 함께 동네 극장에서 아이들에게 예술 교육을 제공한다. 이전엔 르비우 시내에서 서점을 운영하던 카테리나 수코렙스카도 난민 아이들에게 미술 수업을 하고 있다.
일상적인 활동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아이들의 정서에 도움이 된다. 모니카 바레토 올란도 아놀드 파머 아동 병원 임상 심리학자는 "난민 캠프에 있는 아이들에게도 놀이나 공부 시간처럼 '정상성'을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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