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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황당 주장 "가짜 임신부"... 폭격 피해 여성, 하루 뒤 딸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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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남동부 마리우폴에서 9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초토화된 산부인과 병원을 긴급히 탈출한 여성이 무사히 딸을 출산했다.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로 부서진 병원 계단을 황급히 내려오던 모습이 포착됐던 바로 그 만삭 임신부다. 이 사진은 민간인에까지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러시아군의 잔혹성을 고발하며 국제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11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마리아나 비셰기르스카야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병원을 빠져 나온 이튿날인 10일 딸을 낳았다. 터키에 거주하는 조카가 터키 현지 언론에 출산 소식을 알렸다. 아기 이름은 베로니카라고 한다. 전쟁의 포화 속에 태어난 소중한 새 생명이다.
폭격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민병대가 환자와 임신부를 몰아내고 이 병원을 전투 기지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사진에 찍힌 임신부는 배우이고, 현장 상황도 연출된 것”이라는 가짜뉴스까지 퍼뜨렸다. 그러나 BBC는 자사 허위정보팀이 “러시아 측 주장과 상반되는 증거들을 발견했다”며 러시아 측 주장을 반박했고, 트위터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 조치했다. AP통신도 이 여성이 병원을 빠져나올 때 옷차림 그대로 침대에 누워 아기를 안은 남편을 바라보는 모습을 보도했다.
세르히 크슬리챠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이날 유엔 연설에서 이 여성의 출산 소식을 알리며 러시아의 허위정보 유포를 비판했다. 그는 “임신부가 건강한 딸을 낳았고, 아기는 아빠와 함께 있다”며 “러시아가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 대해 어떠한 거짓말을 할지라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개전 직후부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마리우폴에서는 현재까지 민간인 1,5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폭격당한 산부인과 병원에서도 어린이 1명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열흘 넘게 물과 식량, 전기가 끊긴 탓에 살아남은 주민들도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러시아군은 주민 대피를 위해 일시 휴전하기로 합의하고도 폭격을 멈추지 않아, 인도주의 대피로 개설도 번번이 무산됐다. 크슬리챠 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도시에서 사망자 시신을 집단 매장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연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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