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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러시아 최혜국 지위 박탈 ‘고율관세’ 부과… 유럽 명품 수출도 금지

입력
2022.03.12 11:48
수정
2022.03.12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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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G7 등과 공동 조치… 러시아에 고관세 부과 토대
IMF·세계은행에서도 러시아 퇴출…자금 조달 차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 프랑스 파리 근교의 베르사이유궁에서 열린 EU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베르사이유=로이터 연합뉴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1일 프랑스 파리 근교의 베르사이유궁에서 열린 EU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해 회의 준비를 하고 있다. 베르사이유=로이터 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관세 우대를 폐지하는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할 방침이다. 우르줄라 폰데이어라이엔 EU 집행원장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를 더욱 고립시키고 야만적 전쟁에 투입하는 자원을 고갈시키기 위해 내일(12일) 네 번째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등 주요 7개국(G7)과 조율을 거친 이번 제재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러시아의 최혜국 우대 지위를 박탈하는 게 핵심이다. 러시아가 최혜국 대우를 받지 못하면 EU는 러시아 상품에 징벌적 고율관세를 부과하거나 쿼터를 설정할 수 있게 된다. 앞서 러시아에 최혜국 관세를 적용받도록 했던 ‘항구적 정상 무역 관계’ 폐지를 발표한 미국과의 공동 대응 조치다.

제재안에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에서 러시아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키는 내용도 포함됐다.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러시아가 경제 회복을 위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통로까지 원천 봉쇄하는 셈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러시아가 세계 경제 체제의 일원으로 이익을 보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EU는 러시아산 철과 철강 수입을 중단하고, 러시아 고위층에 타격을 주기 위해 유럽산 명품을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도 금지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 또한 러시아산 보드카과 수산물, 다이아몬드 등 사치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 올리가르히(친푸틴 신흥재벌)를 추가로 제재 명단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에서 EU 비공식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각종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루블화가 유로화보다 50% 이상 손해를 보면서 자유낙하 하고 있다”며 “러시아에서 금리가 치솟고 물가가 오르고 있으며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 채권을 정크(투자부적격)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EU 정상들이 이번 회의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침공을 도운 벨라루스의 모든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ㆍ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시키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U는 미국처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석탄 수입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상반기 EU 이사회 의장국인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그 어떤 것도 금지되지 않았고, 금기시하는 것도 없다”며 “러시아를 막기 위해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훨씬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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