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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원유 가스 금수’, 러 ‘원자재 수출 금지’…전 세계 원자재 전쟁 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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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최후의 제재 수단으로 통하는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유럽도 제한적으로나마 이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에 질세라 러시아는 원자재 수출 금지 조치로 맞불을 놓았다. 양측의 극단적 조치에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등 세계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러시아 원유, 가스, 에너지의 미국 수입 금지 방침을 발표했다. 그는 “미국은 러시아 경제의 주요 동맥을 목표로 한다”며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 가스, 에너지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라고 밝혔다.
대(對)러 제재의 마지막이라는 원유 금수조치를 한 미국의 강수에 유럽 국가들도 제한적이나마 동참하고 있다. 영국은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점차적으로 줄여 올 연말까지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 러시아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연합(EU)은 천연가스 수입 규모를 1년 안에 3분의 2를 줄이는 절충안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금수 조치가 유럽 등 전 세계 동맹국들과의 사전 협의를 거친 뒤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많은 동맹국들이 이번 제재에 동참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제재 동참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한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전체의 약 5% 수준이다.
러시아는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자 3대 산유국이다. 미국과 영국은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이 3% 안팎에 그친다. 휘발유와 디젤유까지 포함할 경우 약 8%다. 이에 반해 EU는 원유의 약 27%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한다. EU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전체의 40%를 넘는다.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즉각 중단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론 에너지 부족이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유럽으로서는 러시아를 옥죄면서 다른 에너지 확보 방안을 찾을 시간을 벌어야 하는 셈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라는 제재를 추가하면서 러시아는 자금 경색 심화로 경제에 치명상을 입을 전망이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국산 상품과 원자재 수출을 금지한다”며 즉각 맞대응했다. 이어 “수출 금지 대상 품목은 이틀 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수출 금지 대상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가 포함될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다만 각종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남은 ‘돈줄’이라는 점에서 수출 금지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전 세계 원유ㆍ가스 제품 총 수출액만 3,381억8,000만 달러(약 418조 원)에 달한다. 이는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의 20%가 넘는다. 유럽 싱크탱크 T&E 윌리엄 토츠 연구원은 “푸틴의 전쟁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원유”라며 “자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원유 수출을 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의 11%를 차지하는 러시아 원유 공급이 순차적으로 막힐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 급등과 '오일 쇼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6% 오르면서 123.70달러로 마감해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종가 기준)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러시아의 석유 수출이 차단되면 5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이 감소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원자재 수출 금지 조치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는 니켈, 철, 구리 등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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