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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장관, "러시아 제재 동참 안 하는 중국기업 문 닫는다" 경고

입력
2022.03.09 17:45
수정
2022.03.10 00:3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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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NYT 인터뷰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 직접 거론
"러와 거래 지속하면 中반도체 제조 타격"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AFP 연합뉴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AFP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를 돕는 중국 기업에 철퇴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중신궈지)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반도체와 첨단 기술 수출을 금지한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중국 기업은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에 불복할 가능성이 있는 중국 기업들은 본질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특히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언급하며, “이런 중국 업체들이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제품 생산에 필요한 미국 장비와 소프트웨어 공급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와 거래를 계속할 경우 중국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전면적인 제재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렸다. 제재에는 반도체를 포함해 특정 첨단 제품을 러시아와 벨라루스에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ㆍ기술을 사용한 경우도 포함한다. 이른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인데, NYT는 “FDPR에 따라 미국산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다수 중국 기업에도 대러시아 수출 제한 조치가 적용된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이후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와 컴퓨터 제조사 HP, 델 등 업체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를 제재할 당시 FDPR을 적용, 화웨이가 해외로부터 반도체 칩을 납품 받지 못하도록 했다. NYT는 “이 조치는 성공가도를 달리던 화웨이의 모바일과 광대역 사업을 무력화했다”고 전했다.

러몬도 장관의 경고는 최근 중러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면서 중국이 러시아의 제재 우회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침공’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거나 미국이 원인이라는 등 러시아와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러몬도 장관은 “러시아는 미국의 제재와 통제를 끝내기 위해 다른 나라들에 구애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러시아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이해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제품을 공급할 경우 미국의 제재로 문을 닫을 각오를 하라는 의미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권익을 침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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