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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 이어 환율까지 고공행진… '3고' 현실화에 "우리 경제 어쩌나"

입력
2022.03.07 22: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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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원자재 값 상승에 금리·환율 올라 기업부담 가중
성장 둔화+물가상승... 'S' 공포 확산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에 비해 62.12(2.29%)포인트 내린 2651.31을, 코스닥은 19.42(2.16%)포인트 내린 881.54를, 원·달러 환율은 12.90원 오른 1227.10을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에 비해 62.12(2.29%)포인트 내린 2651.31을, 코스닥은 19.42(2.16%)포인트 내린 881.54를, 원·달러 환율은 12.90원 오른 1227.10을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고금리와 고물가에 이어 환율까지 높아지는 ‘3고(高)’ 시대가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가 소비 위축과 이자 부담을 높여 내수 경기에 타격을 입힌다면, 고환율은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 쓰는 국내 기업의 비용부담을 높여, 우리 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고환율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이고 이는 다시 금리 인상으로 연결돼, 안 그래도 팍팍해진 서민 삶을 한층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뜻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성장 둔화 속 물가만 오르는 ‘슬로플레이션’이 우리 경제를 덮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이틀 만에 환율 22.5원↑… '심리적 지지선' 1250원도 부담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9원(1.06%) 오른 1,227.1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경제가 멈춰 있던 2020년 5월 28일(1,238.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불과 지난 3일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초반(1,204.6원)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2거래일 만에 22.5원 뛰어오르면서 시장에서 전망하는 ‘상방 지지선’인 1,250원까지도 넘보고 있다.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난 2010년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5월과 6월, 2020년 3월과 5월뿐이었다.

우리 경제는 이미 고물가와 고금리 현상에 타격을 받고 있었다. 4%를 넘보는 고물가에 내수 소비는 갈수록 위축됐고,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 대출 규제로 높아진 대출금리는 가계와 기업의 이자 상환 부담을 높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점차 뚜렷해지는 고환율 현상은 우리 경제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나친 원화가치 하락은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낮추고,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 높일 수 있어, 가까스로 코로나19 국면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던 국내 경기를 다시 ‘하강’ 국면으로 되돌릴 수 있는 것이다.

원자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원유 등 원자재 값이 폭등한 상황에서, 고환율 현상까지 겹치면 기업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이라며 "기업들도 완제품 가격을 올리고, 고용을 줄이는 등 장기적으로 비상대책 마련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물가 상황 더 악화시키는 고환율...커지는 S의 공포

전문가들은 물가와 금리, 환율이 모두 오르는 3고 현상이 지속되면 우리 경제가 경기 침체 속 물가만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나 성장 둔화 속 물가 인상을 뜻하는 슬로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의 비용 증가가 소비자 물가에 전가되고, 이는 내수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고물가 상황만 나타나면 금리 인상 등의 수단으로 이를 제어할 수 있지만, 경기 침체와 물가 인상이 병행되면 이를 해결할 뾰족한 수가 없는 것도 문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교역 위축,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출 경기가 하강하고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면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며 “국내 물가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으면서 소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 침체로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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